나에게 있어 2025년 자이언츠 야구란?

by 프로글쓸러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어떤 팀이 5위를 할지 모르던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놀랍게도 NC 다이노스의 5위 진출이다. 마지막을 앞두고 9연승을 달리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4위로 기다리던 팀은 삼성 라이온즈다. 라이온즈를 상대로 NC가 꺼낸 선발 카드는 예측하지 못한 존재다.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발 투수 구창모였던 거다.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 NC는 4대 1로 승리를 거뒀고, 이제 누가 1승을 하느냐의 싸움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가 1승 어드벤티지를 받고, 총 2승을 해야 올라가는 구조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둔 건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도 필승 카드 원태인을 올리며 3대 0이란 깔끔한 스코어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림 1. 결과.png 출처, 네이버 & KBO

이번엔 3위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5대 2로 삼성이 승리.

2차전, 4대 3으로 SSG의 승리.

진짜 치열한 접전이었다. 엎치락뒤치락.

그러나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3차전, 5대 3.

4차전, 5대 2.

라이온즈가 모조리 이기며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해냈다.


그림 2. 결과.png 출처, 네이버 & KBO



올 시즌 막강한 화력으로 가을야구 진출한 한화 이글스. 정규시즌 2등을 달성했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도 승자가 누굴지 알 수 없었다.

양 팀의 화끈한 공격 끝에 9대 8로 한화가 1차전을 이겼지만,

2차전에서 라이온즈는 바로 반격한다. 7대 3.

3차전 역시 1점 차란 아쉬운 스코어로 이글스가 이긴다. 5대 4.

4차전도 마찬가지로 또다시 삼성이 반격에 해낸다. 7대 4.

두 팀 모두 2승 2패를 이뤘던 엄청난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패가 결국엔 갈렸다.

11대 2.

한화 이글스의 승리.

한국시리즈 진출.


그림 3. 결과.png 출처, 네이버 & KBO

결국엔 두 팀이 만났다.

폰세와 와이스란 외국인 용병 투수를 기반으로 2등을 깔끔하게 수성하던 한화이글스.

2025년 시즌 처음부터 너무나도 강해, KBO 팀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1위의 LG 트윈스.

야구팬이라면 참 재밌는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결말은 생각보다 허무했다.

1차전, 8대 2. LG 승리

2차전, 13대 5. LG 승리

3차전, 7대 3. 한화 승리

4차전, 7대 4, LG 승리

5차전, 4대 1, LG 승리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자는 LG로 결판났다.

강한 두 팀이 만났기에 치열한 접전을 기대했고,

더군다나, 5위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예상할 수 없는 순간들이 많았기에,

예측 불가능의 재미를 기다렸지만, 끝은 생각보다 아쉬웠다.


그림 4. 결과.png 출처, 네이버 & KBO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lkw&qvt=0&query=2025%20%ED%94%84%EB%A1%9C%EC%95%BC%EA%B5%AC%20%ED%95%9C%EA%B5%AD%EC%8B%9C%EB%A6%AC%EC%A6%88

2025년 가을야구.

보면서 재밌긴 하더라.

왜냐고? 내용 자체도 나쁘지 않았지만, 자이언츠의 팬인 나로선, 누가 이겨도 상관없었으니까. 딱히 스트레스받으면서 본 게 아니기도 했고.

한편으론 슬픔을 감출 수도 없었고. 누군가에 몰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못 하면 화가 나야 하는 게 야구다.

아쉬우면 그 감정이 꽤 오래 지속되는 거 역시 야구다.

잘하면, 도파민이 넘쳐흐르는 것 역시 야구다.

그런데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그림 5.png 출처, chat GPT


2025년의 초반과 후반의 나는 달랐다.

야구 없던 월요일을 힘들어했던 게 나였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허무감이 가득하고, 귀찮았던 월요일 병.

여기에 월요일 6시 반에 이르면 월요일 병을 악화시키는 야없날병까지.

(보통 평일은 6시 반에 야구하는데, 월요일만 쉬니깐 아쉬워서 그렇다.)

그렇게 야구 없는 날을 괴로워했던 게 엊그제 같다.

그러나 시즌 끝에 다다를수록, 연패에 가을야구가 눈앞에서 사라질수록, 월요일이 편하더라.

야구 없는 날이니, 패배하지 않아도 되니깐.

야구 없는 날이니, 등수 내려갈 일도 없고.


야구와 관련된 쇼츠, 릴스, 뉴스를 열심히 봤다.

순위는 매시간 봤던 거 같다. 상위권에 있었으니까.

이 역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피했다.

갈수록 드는 생각이 많았다.

그냥 비가 많이 오면 좋겠다.

연패하니깐,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길 바랄 뿐이었고.

그러다 희망이 안 보이니, 왜 시즌이 안 끝나는지 잘 모르겠더라.

막 사고 싶었던 자이언츠 물품들은 단 하나도 사고 싶지 않았다.

욕망이 0가 된 시점이랄까? 한순간에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말았다.

2025년은 2022년부터 2024년이 종합된 느낌의 시즌이었다.

희망이 마냥 숨겨져 있던 2024년. 보일 거 같기도 하고, 안 보일 거 같기도 했다.

그러다 순위를 치고 올라갔고, 1위는 아니었지만, 상위권에 상당히 오래 있었다.

직관 가기만 하면 이상하게 패배만 끝없이 하던 2022년.

그런 패배가 시작되더니 12연패를 했다.

그 끝엔 2023년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탑데 자이언츠라 불릴 정도로 1등에 올라갔다가, 결국 하위권에 내려오던 2023년.


희망을 봤다. 그 희망 끝엔 밝은 미래가 올 줄 알았다.

그러나 내 눈앞엔 어두운 미래만 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수직 낙하로 한순간에 말이다.


2022, 2023, 2024년에 복합적으로 엮이면서,

천국의 끝에서 지옥의 끝으로 내려왔던,

처음으로 야구가 보기 싫었던 게 바로 2025년이다.


그림 6.png


야구를 안 보는 순간이 짧은데도, 야구가 엄청 그리워서 시간이 더디게 가던 초반.

야구를 안 보고자 시간이 안 가길 빌고 빌었으나, 생각보단(?) 빠르게 지나갔던 후반.

이 둘을 합치니, 사실상 최근 시즌이랑 비슷했다.


야구란 종목이 그냥 사라지면 좋겠다.

이렇게 갈구하다가도 원하지 않게 만드는 마성의 종목.

꽤 상위권이라 내려올까 봐 걱정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면서, 화와 슬픔이 참 많았다.

희로애락을 결국엔 완벽하게 다 겪은 2025년 시즌이다.

그것도 매우 제대로.


김태형 감독님의 2026년 비시즌 인터뷰를 봤다.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1579279?ref=naver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1579392?ref=naver

비록 패배할지라도 계속 좋아했다.

이기는 자이언츠가 너무 좋았기에.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시작되고, 야구하기까지 42시간 30분을 기다리며 힘들어할 만큼 롯데를 사랑했기에.

그래서 김태형 감독님의 인터뷰 내용을 한 번 더 믿어보련다.

2026년은 부디 야구를 더 갈망하는 매일이 되길 바랄 뿐이다.

이왕이면 10월까지.


2026년 1, 2월이다.

이제야 야구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벌써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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