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이 소리, 남쪽은 느리고 북쪽은 잦아
가만히 들으니 온 이웃이 엄숙하네.
난간에 머무른 작은 달은 아담한 선비인 듯
베개에 들리는 샘물 소리는 정든 사람인 듯.
- 책만 보는 바보 166쪽 -
“형편없지 않습니까, 이덕무의 됨됨이라는 게? 옛글을 읽고 옛사람을 배웠다면서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단 말입니까? 사람들의 촌스러운 생활과 자질구레한 세상일들을 노래하고 있으니, 어찌 제대로 된 시라 할 수 있겠습니까? 옛사람들의 품격을 담은 시가 아닙니다. 닮은 구석이 조금도 없습니다.”
- 책만 보는 바보 166, 167쪽-
“아니, 옛사람들의 글과 닮지 않은 것이 어째서 흠이 된단 말인가? 도대체 우리에게 옛날이란 무엇인가? 옛사람들은 과연,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던 그때를 ‘옛날’이라고 생각했겠는가? 그 당시에는 그들도 역시 ‘지금’ 사람이었을 게야. 언젠가는 우리도 그들처럼 ‘옛’ 사람이 될 터이고. 그러니 자네의 말처럼 그 때 그들의 시가 훌륭하다면, 지금 이덕무의 시도 뒷날 사람들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책만 보는 바보 167쪽 -
참고자료
책만 읽는 바보, 안소영,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