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글쓸러 Mar 15. 2023

하필이면 중독되어버렸다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비롯되었다.     


 “네가 이번에 취업하는 병원 바로 앞에 야구장 있던데?”

 “어어, 그래서 솔직히 행복해. 가까우니깐 야구 보러 자주 갈 수 (?) 있지 않을까?”

 “그래? 그럼 나도 같이 가자!”

 “형두?” 

 “응, 나두!”


 병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야구장에서 풀겠다는 크나큰 결심을 한 야구 중독자들이 사직 야구장에 방문한 그날은 바로 2022년 5월 17일 화요일, 기아와의 경기였다.       


1회 말


안치홍 선수의 솔로 홈런으로 1:1     

  

출처, YONHAP NEWS

 그 이후부터 7회까진 병살타를 잡으면서 사기를 회복하여 경기를 잘 풀어가나 싶다가도, 병살타를 치고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뒤집히기도 했다.                          


병살타

홈런과 정반대 편에 서 있는, 공격하는 입장에서 가장 최악인 경우의 수다. 홈런이 한 번에 4점까지 쏟아내면서 동료 타자들의 팔뚝에 불끈불끈 힘이 솟아오르도록 자극한다면, 병살타는 바로 앞 순간 안타를 때려내거나 끈질기게 공을 골라내며 출루해 환호했던, 그리고 다음 타석에 들어서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있던 동료들을 허탈하게 하며 반대로 공 한 개로 두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상대 투수에게 좋은 피로회복제를 선물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출처, 스포츠 조선


7회 초


 3루에 위치한 한동희 선수가 2루에 위치한 안치홍 선수에게 공을 던져 아웃 카운트 하나를 얻어내려는 그럴듯한 계획이 있었다. 안치홍 선수의 글러브가 아닌 다른 곳으로 공이 빠지기 전까지는…….     

 덕분에, 기아는 1점을 추가로 득점한다.     

 투 아웃에 기아 선수들이 1, 3루를 차지하면서 위기가 더욱 심화하나 싶었지만, 다행히 잘 막아내면서 그 이상의 점수를 내주진 않았다.     


8회 말     


 롯데 자이언츠의 공격!

 (홈 경기에선 00 초엔 수비, 00 말엔 공격이다. 원정 경기일 땐 반대)


 1루부터 3루까지, 만루를 꽉 채운다.     

 이후 저 멀리 외국에서 건너온 피터스 선수의 안타로 2점을 얻어내며, 3:2로 앞선다.     


출처, 롯데 자이언츠


9회 초


 기아의 소크라테스 선수의 홈런으로 경기는 3:3. 원점!     

출처, YONHAP NEWS

 이쯤 되니, 두근두근하더라. 더 이상 점수를 내주면 안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안타에, 번트에, 안타를 허용하며 4:3이 된다.     


9회 말     


 무득점으로 경기는 4:3으로 끝났다.     




 경기가 끝나고 야구장에서 나오면서 아쉬움만 한가득했다. 실수도 분명히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잘 헤쳐 나갔는데……. 왜 하필, 마지막 9회를 지켜내지 못했냐…….    

 

 그래, 이게 스포츠지! 이런 맛에 보는 거 아니겠나? 다음엔 이기면 되지!     

 그때, 결심했다. 이길 때까지 직관을 가기로.

 그리고 비극의 시작이었다.

 직관 중독자의 처절함의 끝을 볼 수 있는 비극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 - 제2의 DNA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