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송옥의 메밀국수'
21일 문을 연 판교 현대 백화점, 도대체 여기 언제 백화점이 들어설까 했는데... 시간 금방 가네요.
신분당선 판교역으로 찾아갔는데, 아직 판교역하고 연결통로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 공사 중인 것 같은데 판교역까지만 오면 현대백화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건물이 크긴 한데, 일부는 오피스 H라는 오피스 건물로 오피스 H 쪽에는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동양 최대라는 이야기는 빈말이 아닌 게, 매장 반대편이 아련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이 커다란 매장은 지하 식품관으로 가면 더욱 실감 납니다. 아니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몽상클레르 매장에는 츠지구치 히로노부 셰프(파티세가 맞는 말이겠지만) 본인이 와있더군요. 미리 알았다면 졸저 '홋카이도에 먹으러 가자'라도 들고 가서 '츠지구치 씨께서 프로듀스 한 홋카이도 우유 카스텔라를 책에 소개한 사람입니다'라고 사인이나 받아올 걸 그랬네요.
파티세의 실력보다 프로듀스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이긴 한데, 그렇게 보면 물 건너와서도 맛이 유지되는 능력 같은 것이 정말 프로듀스 능력인 셈이겠죠.
가격은 비싸지만 같은 계열인 홋카이도 우유 카스텔라에 전혀 꿀리지 않는 몽상클레르의 카스텔라.
몽슈슈도 정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는 느낌입니다. 오사카에서 본 본점도 이 정도 규모는 아닌 것 같은데.
카페 공간도 들어왔고, 카페 공간도 잘 꾸며 놓았습니다.
맥주로 유명한 아크는 탭하우스 풍으로 생맥주를 팔고 있더군요. 뭐 유명한 곳이 너무 많아서 한 번으로는 다 둘러보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매그롤리아 베이커리는 그냥 줄 서기를 포기했습니다. 언젠가 줄을 서서 사먹는 날이 온다고 해도 오늘은 아니겠습니다.
정말 현대 백화점이 힘을 빡줬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탈리아의 유명 식품점인 EATALY 이탈리입니다. 독립매장으로 꾸며 놨는데 이거 규모만 작은 백화점 식품매장 규모입니다.
이탈리아 토리노가 원조지만 뉴욕이나 시카고에도 들어온 이탈리답게 무게로 파는 빵부터 델리, 전반적으로 꽤 본격적이라는 느낌입니다. 한 눈에 봐도 한국에서 보기 힘든 티라미스...
컵에 담긴 티라미스와 파나코타는 비교적 저렴한 작은 사이즈도 있습니다.
뭔가 이탈리아의 소울푸드라고 할만한 것도 팔고 있군요. 그냥 누텔라뿐만 아니라 루스틱 누텔라, 크라상 누텔라, 크레페 누텔라라는 악마의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구경도 할 겸 왠 이태리 아저씨가 뽑아주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습니다. 3500원이니 이 매장에서도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절반 정도는 분위기지만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에스프레소입니다. 데미타스 설탕과 숟가락 모두 올려서 서빙하는 것도 본토 분위기 물씬 납니다.
식당가가 한 군데가 아니지만 어딜 가도 오픈 첫날이다 보니 손님들이 바글바글합니다. 그러고 보니 분당에서 밀탑이 들어온 셈이네요.
북창동 맛집이라는 송옥, 백화점에 입점해서 무척 깔끔하게 꾸미긴 했지만 정말 을지로에서나 먹던 옛날 메밀국수집의 구성입니다.
역시 메밀은 두 판이죠..... 여러모로 추억 돋습니다만, 역시 무 간 것은 테이블에 따로 한 그릇 나와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미끈미끈한 면발에 설탕물 같은 국물, 정말 추억의 맛이긴 하지만 이제 와서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국물에 계피나 감초를 넣었는지 문뜩 수정과가 떠올랐습니다. 생각해보니 만두를 하나 곁들여 먹을 걸 그랬나 싶습니다.
토요일까지는 주차요금이 무료라고 해서 다들 차를 끌고 와서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는데만 30분은 걸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