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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19. 2021

별미진미(38) 장연「호박찜」

국물은 酒後(주후)에 좋고

초여름 호박에 씨가 들기 전 가름한 조선 호박이 좋다. 윤이 반들반들한 애호박을 몇 개 골라 절반을 치고 칼자국이 난 면에서 十字(십자)로 속을 가르되 아주 쪽이 떼어지게 하지는 않는다.

결이 고운 쇠고기를 다져 양념을 넣고 서너시간 재웠다가 오이 소박이 만들 듯이 고기 속을 호박배에 넣어 차곡차곡 얹어 놓고 푹 삶는다. 이때 주의 할 점은 물을 너무많이 붓지말 것과 은근히 오래 삶도록 할 일이다.

호박에서 물이 나와 국물이 넘으면 고깃 국물이 맛 없게 된다.

고기에서 우러 나온 기름이 동동 뜰 때까지 삶되 호박이 물크러지 않도록 한번 식혔다가 다시 데쳐야 한다. 황해도 구월산 남쪽으로는 초여름부터 이 호박찜이 입 맛을 돋우는데 손꼽혔다. 특히 국물은 술을 마신뒤 아주좋다고 한다.


▲도움말= 劉恩湖(유은숙)씨(金鎮八(김진팔)씨 부인) 조선일보 1973년 9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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