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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27. 2021

나의 단골집, 낙양 상회

늘 싱싱한 야채,  배달 잊지 않아

집에서 좀 멀긴 하지만 인현시장 안에 있는 야채가게 낙양 상회에 단골로 다니는지가 10년이나 된다.

그래서 이제는 시장에 나가지 않고 필요한 물건을 전화로 말만 하면 먼 거리임에도 금방 배달을 해주어 편리한 단골집이 되었다.

시장에 가면 보통 병원 환자들을 위한 시장도 같이 보는데 인현시장 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서 낙양 상회에만 보내면 낙양 상회에서는 집에 가져갈 것과 병원 몫을 분간하여 병원 몫은 병원으로 배달해주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집에 가져가기 위해 넉넉하게 산 것을 낙양 상회에서는 양이 많으니까 병원 몫으로 잘못 알고 집에 가져갈 것을 병원으로 보내 주는「오버센스」일 때도 종종 있어웃곤한다.

또한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다 보면 돈이 모자랄 경우에는 낙양 상회에 가서 돈을 꾸어서 쓰는 등,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이렇게 10여 년 동안 다니는 중에 가겟집 아이들까지 인사를 하고 지내게 되어 이 낙양 상회에서 나는 병원 아줌마로 통한다.

김장 때에도 내가 특별히 시장에 나가 김장감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

낙양 상회에서는 장사의 경험에 비추어 값도 싸고 김장철의 적기라고 여겨질 때를 택해서 싱싱하고 좋은 배추·무를 집으로 보내주곤 하여, 김장 때에도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지낼 만큼 되었다.


<의학박사 최신해씨 부인> 이혜자 씨, 매일경제신문 1969년 1월 31일


최신해 의학박사, 청량리 정신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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