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은 어벤저스의 주역 히어로의 한 명으로 코믹에서는 창립 멤버이지 울트론의 창조자로 어벤저스의 '과학자'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조차 토니 스타크에게 울트론의 창조자 역할을 뺏길 정도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의 비중이 낮습니다. 1대 앤트맨인 행크 핌 박사가 토르에서 한 번 언급 되는 정도였지요.
그래서 다들 앤트맨 영화화 발표에 깜짝 놀랐습니다.
앤트맨 영화화가 발표되고 개봉시기가 에이지 오브 울트론 보다 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쩔려고?'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게다가 1대 앤트맨인 행크 핌 박사가 아니라 2대 앤트맨인 스콧 랭이 나온다는 이야기에 '어쩔려고??'라는 생각 뿐입니다. 행크 핌은 코믹에서는 울트론을 만든 과학자지만 스콧 랭은 좀도둑이란 말이죠.
어벤저스를 위해 퍼스트 어벤저나 토르 1을 찍은 것처럼, 히어로들끼리 패싸움을 벌이는 시빌 워를 찍기 위해 앤트맨을 찍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안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진짜 영화를 잘 찍었어요, 무엇보다 1대 앤트맨인 행크 핌에서 스콧 랭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이게 원작에서도 나왔지만 2대 앤트맨은 '좀도둑 스콧 랭이 행크 핌 집에서 앤트맨 슈츠를 훔쳐서' 되었단 말이죠... 여기다 딸사랑을 매개로 스콧 랭과 행크 핌을 엮는 부분도 그럴싸합니다.(코믹에서는 캐시 랭도 영 어밴저스에서 히어로가 됩니다만.)
앤트맨이라는 미묘한 히어로를 살리기 위해 영화 전체를 히어로 무비가 아니라 유머러스한 케이퍼 무비로 만들었습니다. 브링 잇 온의 감독이 무슨 마블 히어로 영화인가 싶었는데. 오히려 페이튼 리드가 감독을 맡은 게 정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앤트맨을 당당하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편입시켰다는 점에서는 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전개 상 어벤저스하고는 도통 엮일 것 같지 않았는데....... 정말 그럴 듯하게 엮었습니다.
마블 영화에서 쿠키가 진리입니다. 쿠키는 2번 나오는데, 아직도 첫 번째 쿠키도 안 보고 일어서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판포에서는 마지막까지 쿠키를 기다리신 분도 있다지만요)
이렇다할 빌런이 안 나오고 앤트맨의 축소와 개미 조종이라는 애매한 능력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앤트맨이 줄었을 때의 주위 환경의 변화와 속도감이 잘 살렸습니다. 옛날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의 감동을 다시 한 번 경험하는 느낌입니다.
2D로 봤는데, 영화가 절반이 지나기도 전에 3D로 안 본것이 후회되는 영화였습니다. 저는 3D로 한 번 더 볼 생각이지만, 한 번만 보신다면 3D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