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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Sep 04. 2015

도쿄 거쳐 홋카이도 2014 7월 (5)

도쿄를 벗어나 북으로! 북으로!

도쿄에서 신아오모리로 떠나는 제일 이른 신칸센은 아침 6시 32분에 출발하는 신칸센 하야부사 1호입니다. 말 그대로 새벽같이 출발하는 열차지만 하코다테에 도착하면 12시 22분입니다. 대충 여섯시간 정도 기차에 몸을 싣는 셈입니다. 출발 시간보다 훨씬 여유있게 아침 5시에 알람을 맞췄지만 그보다 한시간 빨리 눈이 뜨였습니다. 열차 놓치는 꿈을 꾼 것은 애교라고 할 수 있죠.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합니다. 걱정과는 달리 비가 내리진 않습니다. 일단 너구리가 가라앉은 것은 아닌데 이정도 날씨면 도박을 걸어볼만 하죠.


숙소는 도쿄역에서 가까운 것을 최우선으로 잡았기 때문에 JR야마노테 선으로 한 정거장, 원래 계획에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생각까지 했습니다. 물론 자전거는 갖고 오지 못했지만요. 



한국보다 실제로 아침이 이른 일본이지만 아직 문을 연 가게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고가철로 아래 칸다 소바라는 가게는 출근하는 손님들을 위해 영업 준비 중이었습니다. 저런 서서 먹는 소바는 우리나라의 토스트하고 비슷한 위치의 음식이죠.




도쿄라도 6시 가까운 시간엔 한적합니다. 그래도 승객은 적지 않은데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보다는 밤을 새고 퇴근하는 사람이 더 많아보입니다.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도쿄역에서 아침 먹을 걱정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 도시락, 에키벤 가게가 수십 곳이나 됩니다. 제대로 세어보면 백 개가 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도시락 가게가 하나씩 튀어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일본에선 마쿠노우치라고 부르는 일반적인 도시락을 좋아하지 않아서, 딱하고 끌리는 도시락이 없더군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도 많고.




그래서 역구내 편의점으로 보이는 NEWDAYS를 찾았습니다. JR동일본이 역 구내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려 홋카이도 물산전 중, 괜찮아 지금 홋카이도 가는 중이라고 무사히 도착할거라고.




홋카이도 페어에서 눈을 돌려서 도쿄의 명물인 만카츠 샌드를 샀습니다. 아키하바라의 유명한 돈까스 샌드위치 가게인데 돌아가는 길에 그 위용을 실감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야부사를 타러 플랫폼으로 이동했는데 플랫폼마다 도시락 가게가 한 서너개 씩은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쿄역에서 도시락을 못사기란 쉽지 않은 일처럼 보입니다.




신아오모리까지 타고갈 토호쿠 신칸센 하야부사, E5계 신칸센으로 N700하고 마찬가지로 디자인은 오리 주둥이이지만 3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최신형 신칸센입니다. 이런 최신형 신칸센이 달린다는 사실이 토호쿠 신칸센이 늦게 깔렸다는 뜻이기도 하죠.

 

최신형 신칸센의 가장 큰 장점은 벽쪽에 설치된 콘센트, 장기간의 열차 여행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슬슬 출발했으니 아침부터 먹을까요? 니쿠노만세의 만카츠산도, 본점은 아키하바라에 있지만 원래 에키벤으로 성공한 메뉴입니다. 도쿄역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종류별로 팔 정도니까요. 도쿄를 대표하는 에키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름 그대로 3등분한 두툼한 돈까스 샌드. 보기만 해도 뿌듯해집니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고기, 게다가 튀김 옷과 빵에 절묘하게 스며든 달콤새콤한 소스, 게다가 적당히 소스를 머금고 있음에도 돈까스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갖춘 빵. 완벽한 돈까스 샌드를 논한다면 만세의 만카스산도가 기준이 되리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군요.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를 하고나니.... 자연스럽게 걱정이 앞섭니다.

이름만은 낯익은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도쿄를 벗어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날씨가 영....... 꾸물꾸물합니다.


그래도 콘센트가 있으니까 무제한 로밍의 힘을 빌어 인터넷이나 해볼까 했는데, 촌구석+터널구간으로 인해 통화권 이탈인 구간이 너무 많습니다. 안테나가 뜬다 싶으면 다시 터널.....

그래도 토호쿠로 들어오니 날씨가 괜찮습니다? 이때는 몰랐지만 8호 태풍 너구리는 이날 오전 9시 도쿄 동남부 근해에서 소멸했습니다. 너구리 바이바이~


너구리와는 영영 헤어질 것 같았지만, 내일 오비히로로 이동할 계획인데 오비히로 구간이 너구리가 몰고온 폭우의 영향으로 열차가 운행을 멈춘 상태였습니다. 질긴 너구리와의 악연.

 

태풍이 물러나면 그 다음엔 더위인데, 홋카이도라면 어떨지 걱정반 기대반입니다. 일본에서는 소금을 내세운 음료 신제품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도 온난화를 부정하기 힘든 여름 날씨입니다.




열차에 갇히는 일 없이 무사히 아오모리 역에 도착합니다. 지금이야 기우였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홋카이도 도착 할 때까지는 조마조마했습니다. 무슨 사고가 터지는 쪽이 더 재밌는 여행기가 나오긴 할테지만요.


신아오모리 역 안의 네부타 모형, JR이 후원해서 만드는 네부타의 축소모형인 듯 합니다.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네부타 축제는 일본을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죠....... 그러고 보니 오늘(8월 1일)이 전야제고 8월 7일까지 일주일 동안 합니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보고 싶은 축제입니다.


이제 홋카이도까지도 코 앞입니다만, 토쿄에서 신아오모리까지 3시간 18분이 걸렸는데, 신아오모리까지 코앞처럼 보이는 하코다테까지 2시간 5분이 걸립니다. 빨리 홋카이도 신칸센이 깔리길 기원합니다.

 

위 지도에서 녹색선이 하야부사로 달린 거리 연두색이 앞으로 하코다테까지 달릴 거리입니다. 보라색은 다음날 새벽에 하마나스로 달릴 거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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