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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15. 2022

지나소바와 호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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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화교를 중심을 태어난 라멘 식당은 태평양 전쟁이 진행 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는데, 전쟁으로 인해 물자가 줄어들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밀가루의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평양 전쟁 이전의 중화 요리와 태평양 전쟁 이후에 태어난 라멘은 같은 뿌리에서 시작했지만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되었다.

전쟁 이후의 라멘은 라멘이라는 이름보다 지나 소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렀다. 중국 국수라는 뉘앙스의 지나 소바는 중국인이 붙일 이름이 아니다. 일본인이 낯선 중국의 면요리를 부르기 위해 고른 이름이다. 지나 소바라는 이름은 화교가 자신들의 요리를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외부인인 일본인이 부르는 이름이다. 비슷한 느낌으로 우리가 호떡이라고 부르는 중국 밀가루 빵이 있다. 호떡은 한국인이 화교 들이 만든 밀가루 빵을 부르는 말이지 화교는 만드는 방식에 따라 지단빙(雞蛋餅), 주화빙(菊花餅), 가오빙(烤餅), 탕훠샤오(糖火燒), 강터우(杠頭), 쯔마빙(芝麻餅), 탕구쯔(糖鼓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지만 우리는 이걸 그냥 호떡이라고 불렀다. 화교의 호떡집이 해방과 함께 사라지고, 화교가 운영하던 호떡집을 이어받아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 지금의 '한국식 호떡'이다. 중국식 국수로 시작해서 패전 이후에 태어난 라멘과 한국의 호떡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음식이라는 점과 '미국의 원조 밀가루'가 없었다면 태어 날 수 없었다는 부분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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