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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18. 2022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마제소바

25/100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마제소바'는 맵게 볶은 다진 돼지고기와 양념을 비벼먹는 라멘이다. 마제소바는 1970년대에 나고야의 라멘집 '멘야 하나비'가 타이완 라멘을 만들기 위해 타이완 민찌(다진 돼지고기를 매콤한 양념으로 볶은 고기)를 만들었다가 타이완 라멘과 가게에서 사용하는 라멘 육수와 어울리지 않아서 타이완 라멘을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가. 남은 타이완 민찌를 이용해서 비벼먹는 라멘을 만든 것이 시작이라 멘야 하나비에서 '타이완 마제소바'라고 이름 붙였다.

타이완 라멘은 나고야의 타이완 요리집 미센(味仙)의 대만화교 곽명우씨가 대만의 담자면을 일본에서 만들어 보려고 하다가 태어난 중국의 영향을 받은 일본의 라멘이다. 대만의 담자면과 다른 점은 고추를 많이 넣어 얼큰한 맛인데. 곽명우씨에 따르면 미선이 위치한 나고야의 이마이케에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고추를 많이 넣으면 인기를 끌 것 같아서 많이 넣었다고 한다. 대만의 담자면과 맛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타이완 라멘은 타이완에 역수입 되어 '나고야 라멘'이라고 팔린다. 매운맛이 특징인 타이완 라멘은 육수를 넉넉하게 넣은 '아메리칸'이라는 메뉴가 존재한다. 물을 넣어 농도를 조절한 아메리카노에서 따온 이름이다. 반대로 더 매운 맛의 메뉴는 '이탈리안'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미센에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부르던 이름이 정착 되었다는데 '다방 문화'로 유명한 나고야 다운 이름이다.

타이완 라멘의 기원인 타이완의 담자면의 담자는 어깨에 거는 지게를 뜻한다. 재료를 지게에 담아 파는 중국식 국수 노점을 뜻하는데. 담자면은 타이완 라멘에 비하면 맵지 않고 달걀이나 새우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중국식 다진 고기 볶음이 들어가는데, 타이완 민찌하고는 맛이 다르다.

담자면은 사천의 담담면(탄탄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담담면의 담담은 역시 어깨에 거는 지게를 뜻하는 말이다. 담담면이 담자면과 크게 다른점은 역시 맵다는 점인데. 담담면은 기본적으로 국물이 적은 편이다. 재료를 지게에 져서 옮겨야 하니까 국물을 많이 준비 할 수 없어서. 다진고기와 매운 양념으로 비벼 먹는 스타일로 많다.

마제소바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 기원인 담담면(탄탄멘)과 무척 닮았는데, 그 이유가 여러가지 우연이 겹쳐서라는 것을 생각하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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