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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24. 2022

명퇴하면 라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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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IT의 끝은 치킨집이라는 우스개가 있는데. 오래 버티기 어려운 IT업계와 명퇴자가 퇴직후에 치킨집을 개업하는 경우가 많아서 생긴 말이다. 일본에서도 脱サラ(탈사라=탈 샐러리맨)의 끝은 라멘집이라는 느낌이다. 

일본에서 퇴직자가 라멘집을 창업하는 이유는 치킨집을 창업하는 이유하는 거의 같은데, 회전률이 보장된 음식 장사에 작은 규모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전문 요리 기술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제일 큰 강점이다. 치킨 창업은 아무래도 전문 기술과 밑간이 된 닭공급 때문에 프랜차이즈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라멘의 경우 독학으로도 충분히 실력을 쌓을 수 있다. 라멘은 아직 도제 시스템이 은근하게 살아있는 일본 요리계에서는 벗어난 '완전한 이레귤러'이기 때문에 어떤 라멘을 만들어도 라멘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족보가 없다는 점이 창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창업이 쉽다'라는 것은 경쟁이 심하다는 뜻이라, 그 만큼 폐업도 쉽기 때문에, 일본에서 대부분의 라멘집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다.

일본에서 중국에서 넘어온 라멘이라는 기묘한 음식이 태어난 이유가 패전으로 일터를 잃은 사람들이 개업하기 쉽다는 이유로 암시장에 좌판을 펼친 것이 시작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라멘집 창업이 탈 샐러리맨 들의 미래인 것은 꽤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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