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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27. 2022

돼지뼈로 만든 돈코츠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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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멘의 뿌리는 기스면에 가까워서 최초의 라멘은 닭고기와 닭뼈로 육수를 냈을거라고 본다. 그런데 일본 라멘에서 가장 메이저한 육수 재료를 꼽는다면 돼지뼈로 만든 돈코츠 육수일 것이다.

돼지뼈를 오래 고아서 골수까지 내는 육수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돼지 사골이나 돼지 국밥으로 익숙하지만 무척 최근까지 고기를 먹지 않던 일본에서 돼지뼈로 내는 육수는 무척 새로운 음식 문화였던 것이다.

돼지뼈 육수의 기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가사키 짬뽕을 만들던 돼지뼈 육수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부터 아이누족의 전통요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돼지뼈 육수가 이렇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재료가 되는 돼지뼈가 구하기 쉽고 부산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돼지뼈 가격보다 진하게 돼지뼈 육수를 내기 위한 가스 요금이 더 비쌀 것 같은 기분이다. 한국에서 가스 요금 고지서를 자랑하는 설렁탕집이 있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높은 가스 요금을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돈코츠 라멘집이 있다.

돈코츠 끓이는 냄새는 고약해서, 도쿄에 진출한 하카타 라멘집이 악취로 신고를 당한 적도 있지만. 이 진한 돼지 냄새가 오히려 돈코츠 라멘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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