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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Nov 28. 2022

일본 라멘에서 익숙한 맛이 느껴질 때

53/100

규범에 묶이지 않은 자유로운 요리인 일본 라멘이라 다루지 않는 재료가 없는 것 같은데, 막상 그렇다 보니 낯선 일본 라멘에서 익숙한 맛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일본에서 라멘 뿐만 아니라 육수를 낼 때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가다랑어로 만든 카츠오부시다. 큐슈에서 자주 쓰이는 말린 날치인 아고 다시도 자주 보인다. 한 때 붐이었던 것 중에 츠가루 라멘이라고 불리던 니보시(煮干し) 라멘이 있다. 아오모리의 츠가루 지방에서 즐겨 먹는 니보시 육수를 사용한 라멘이 있다. 아오모리 지방에서는 큐슈에서 말린 날치를 쓰듯이 육수를 내는데 니보시를 쓰는데, 미소시루 육수에도 니보시를 쓸 정도로 아오모리에서는 즐겨 쓰는 육수 재료지만 일본 전국적으로는 잘 안쓰는 재료라, 니보시를 메인으로 한 니보시 라멘은 도쿄에서는 새로운 흐름으로 받아 들여졌다.

이 니보시 라멘의 육수 맛을 보고 잠깐 당황했는데. 니보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말린 멸치이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일본 라멘인데 막상 입에 넣으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장터국수의 맛이 나는 것이다.

가끔 이렇게 일본의 라멘에서 익숙한 한국의 맛을 느낄 때가 있다.

일본에서 토리파이탄이라고 하면 닭을 오랫동안 우려내서 하얗게 되어버린 진한 닭육수를 뜻한다. 벌써 짐작할 수 있겠지만 정말 정성껏 만든 토리파이탄 라멘 일수록 삼계탕을 떠올리게 된다.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라멘 육수가 돼지뼈를 우려만든 돈코츠 라멘인 만큼 소뼈로를 우려서 만든 규코츠라멘도 존재하지만, 규코츠 라멘의 붐은 광우병 시기하고 겹치기 때문에 막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마이너한 느낌이 있다. 규코츠 라멘에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일본 야키니쿠집의 사이드 메뉴 중 하나인 '테루수프(テールスープ)'인데 테루수프는 'Tail Soup', 즉 꼬리곰탕이다. 규코츠 라멘을 먹으면 사골국물이나 꼬리곰탕의 익숙함이 느껴진다.

막상 제일 대중적인 돈코츠 라멘에서는 돼지국밥의 느낌을 느끼기 어려운데, 돈코츠 라멘의 바탕이 돈코츠 육수는 오래 우려내서 진한 육수가 특징인데 돼지국밥은 그 정도로 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돈코츠 라멘의 너무 진한 맛에 반대급부로 태어난 산뜻한 느낌의 라이트 돈코츠 계열에서는 살짝 돼지국밥의 익숙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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