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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신 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이 최초의 컵라멘인 컵누들을 개발했을 때, 컵라멘이라는 이름 대신 영어인 컵누들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해외를 겨냥해서 개발한 제품인 것도 있지만, 봉지 라멘과 다른 새로운 영역의 독립된 상품으로 받아들여 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컵누들의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당시 봉지 라멘의 가격이 25엔에서 35엔 사이였는데 무려 100엔이라는 가격은 확실히 '인스턴트 라멘의 일종'으로는 납득되기 어려운 가격대 였다. 그래서 비싼 가격을 납득시키기 위해 '새우 건더기'를 고집했다는 일화가 있다. 일본인 들은 새우를 좋아하기 때문에 새우가 들어있다면 비싼 가격도 어느정도 납득할 것이라는 안도 회장의 주장이었는데, 그런데 이 새우 건더기를 넣는 것이 쉽지 않았다. 동결 건조법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했지만 뜨거운 물을 부어도 애초에 기대했던 붉은 색이 선명한 새우 건더기로 돌아오는 새우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60종류의 새우를 시험해서 당시 일본에는 거의 수입되지 않던 푸바란(poovalan)라는 새우를 선정한 이야기는 앞에서도 한 적이 있다.
컵누들의 일본어 표기인 カップヌードル을 보면 누들ヌードル의 드ド자가 작게 표기 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실은 ヌード누드(NUDE)를 연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부러 드자를 작게 표기한 디자인 적인 꼼수로 알려져 있다. 닛신식품 홍보부는 실은 그런 의도가 아니라 'noodle'의 본래 발음에 맞춰 디자인 한 것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앞쪽의 설이 설득력이 있다.
컵누들의 패키지 디자인은 일본 만국박람회 심볼마크의 디자인을 한 오오타카 타케시 디자이너의 디자인으로 금색의 띠 모양의 점선은 안도 모모후쿠 회장이 '양식기'의 이미지에서 따왔다고 한다. 치킨라멘의 패키지에 중국 식기에서 따온 뇌문(라이몬)무늬가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