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 음식으로는 책을 쓸 수 없는데, 워낙 빨리 변하기 때문에 책으로 엮으면 이미 유통기간이 지나버린 정보가 되기 떄문입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데다 가성비가 무척 높기 때문에 일본에 가서 편의점 음식은 도전해 볼만 합니다.
일본 편의점 사이에서 요 몇년 가장 치열했던 싸움은 커피였습니다. 이 싸움은 한국에도 영향을 끼쳐서 한국 세븐일레븐에도 일본 세븐일레븐하고 같은 커피 기계를 들여 놓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세븐일레븐이 쓰는 것은 엔젤리너스와 같은 원두(롯데푸드 포승공장)라 맛있다고 하기엔 좀 애매하죠.
그런데 이 세븐일레븐 커피 기계는 버튼을 누르면 분쇄 부터 추출까지 가능한 기계지만 아메리카노를 제외하면 다른 음료는 어렵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다른 편의점은 자동으로 카푸치노까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세븐일레븐은 좀 재밌는 방법으로 그 약점을 극복했습니다.
아이스 카페라테 컵인데 카페 라테의 경우 우유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죠, 자동으로 주입하게 할 수도 있지만 우유는 유통기간도 짧고 관리도 손이 많이 가니까 카페가 아닌 편의점에서는 쉽지 않는 일입니다.
창의적인 방식이랄까 무식한 방식이랄까..... 세븐 카페 아이스 카페라테는 얼음컵 안에 역시 얼린 우유-아이스크림?-를 넣는 방법으로 약점을 극복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간단한 해결책이지만 이 전용컵을 만들려면 어지간한 판매량으로는 불가능 했겠죠.
가격은 우리나라 세븐일레븐하고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맛은 롯데 원두를 안 쓰는 만큼 일본 세븐 일레븐 커피가 훨씬 맛있습니다.
요즘은 커피를 넘어 도넛츠 전쟁이 일어난 느낌입니다. 세븐일레븐은 내가 세븐일레븐에 온건지 미스터도넛을 온건지....
원래 커피 붐을 일으켰던 로손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편의점 도넛 전쟁에서 가장 소극적인 곳이 훼미리마트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훼미리마트 도넛 밖에 먹지 못했습니다.
초콜렛을 입힌 올드패션드, 가격은 108엔으로 이제 슬슬 일본의 소비세 8%에 익숙해지려고 합니다.
메이저 편의점 3사의 도너츠 중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훼미리마트의 도너츠지만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훼미리마트의 도너츠가 이렇게 맛있다면 도대체 다른 편의점의 도너츠는 어떻다는 건지, 먹어보지 않고 돌아온 것이 후회됩니다.
일본 편의점 도넛은 맛도 맛이지만 미스터 도넛의 120~150엔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100엔의 가격이 위협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숙소 근처의 미스터 도넛은 일부 메뉴를 100엔으로 할인해서 팔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