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날 Feb 09. 2016

검사외전(2016): 올해 첫 괴작

강동원이 아까웠던 영화

개봉 직후에 보러간게 아니라 SNS 등에서 이 영화에 대한 평을 몇 개 보고 갔는데, 보고나니 '역전재판'이라는 평이 제일 걸맞더군요. 문제는 역전재판이긴 한데 나루호도도 미츠루기도 없네요....... 


검사외전은 스팅과 쇼생크 탈출을 섞어서 케이퍼 무비와 법정 스릴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둘 다 놓치고 말았습니다. 누명을 쓴 검사가 머리를 맡고 사기꾼이 손발이 되어 누명을 벗겨낸다는 스토리인데 문제는 머리와 손발이 따로따로 논다는 점입니다. 머리가 교도소에 갇혀있기 때문에 이인삼각이나 버디물의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케이퍼 무비로 보기에는 이거다하는 수법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황정민이 강동원을 훈련시키는 장면을 보면 치밀한 복수의 계획을 짜놓은 것 같지만. 영화의 전개를 보면 계획 없이 그냥 닥치는 대로 밀어 붙입니다. 케이퍼 무비로는 함량 미달이죠... 그렇다고 법정 스릴러 부분이 재밌냐 하면 역전재판이 연상될 정도로 어설픕니다.


그래서 쇼생크 탈출처럼 황정민과 강동원이 교도소에서 관계를 쌓아나가는 장면이 재미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강약이 없어서 카타르시르라고 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갈등이 어떻게 부풀어 오르긴 하는데, 빵하고 터트리지 못하고 번번히 피시식하고 바람만 빠지고 맙니다.


빈깡통 소리가 덜그렁 덜그렁거리는 스토리를 황정민과 조연들의 연기력으로 어떻게든 영화로 만들어 놨다는 점이 대단하기는 합니다. 애석하게도 강동원은 작품 안에서 너무 낭비되고 말았습니다. 전우치에서 강동원이 맡은 역하고 비슷한데... 교포를 자처하는 능청스러운 사기꾼이라는 캐릭터 자체는 매력적인데 활약하는 장면을 안 만들어 줬습니다.


배경이 교도소다보니 강동원 주위에 다 똑같은 옷을 입은 덩치만 나와서 패션의 완성은 기럭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 주변의 시공간이 왜곡되더군요.....


이런 여러요소들이 얽히고 섥혀서 올해 영화관에서 본 첫 괴작 영화로 인정합니다. 별 재미는 없는데 아슬아슬하게 돈이 아깝지 않다는 점이 가장 희안한 부분입니다. 이거 상영시간이 2시간도 넘는데,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작가의 이전글 포를 가운데 올리는 차례상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