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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Aug 20. 2021

별미진지 (1) 대구의 따로

맵고 짜게 만든 육계장類 "따로 한그릇" 외친것이 이름 돼

조선일보 1973년 7월 26일

「大邱(대구)의 특산물이나 고유의 음식을 소개해 주십시오.」

「사과하고 따로…」

「아니 따로라니요?」

지난연말 모방송국의 노래자랑대회에 나온 大邱(대구)출신 처녀와 아나운서의 대화였다.

「따로」 는 육계장類의 음식으로 보통육계장보다 맵고 뜨거운것이 특징. 눈물이 날정도의 통증을 느낄만큼 자극적인 음식이다. 겨울철에도 한그릇 먹으면 이마와 등에 땀이 줄줄 흐른다는데 여름철 전국에서 제일 기온이 높은 大邱(대구)의 市民(시민)들이 더위와 싸우듯 以熱治熱(이열치열)의 진미를 즐긴다.

원래 大邱(대구)는 육계장이 유명한곳.「따로」전문집은 대여섯군데 있으나 始祖(시조)는 남일동 대구은행 본점 뒤편의 국일식당이다. 

집주인 徐鳳俊(서봉준)씨는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받아 2대째의 식당을 경영, 평범한 육계장집을「따로」 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번화가에 자리한 이식당엔 술마시고 속을 풀러온 손님들이 많았으며 이들은 고춧가루와 간장등 많은양념을 넣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곤했다. 

15년전, 주방장 河永泰(하영태)씨가 여기에 착안, 아예 이들의 기호에 맞는 맵고 짠국을 만들었다. 

소뼈다귀와 선지(鮮血)무우 채소를 주원료로 파고추 마늘 후춧가루등 조미료를 보통음식의 3배이상 넣고 밤새 가마솥에 삶아 뚝배기 그릇에 담아 내놓았더니 날개돋친듯 팔렸다는것, 식사시간에 밀어닥치는 손님들이「국따로,밥 따로」 할때 그냥 「따로 한그릇!」 하고 외친 것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따로」를 찾는 손님은 각계각층 고급관리부터 새벽순시가 끝난 경찰관, 택시 운전사등이 한그릇씩 훌훌 떠먹고는 땀을 닦으며 나간다. 새벽일을 마치고아침 식사를 「따로」 한그릇으로 때운다는 택시운전사 金柱焕(김주환)씨(41)는 소화가 너무 잘돼 빨리 배가 고픈것이 흠이지만 「여름엔 입맛을 돋우고,겨울엔 속을 덥게 하는데 그만」이라며 입맛을 다신다.


[大邱(대구)=權英雄(권영웅) 기자] 조선일보 1973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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