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날 Aug 21. 2021

별미진미 (2) 광산 용봉탕

자라와 닭에 마늘과 된장, 美軍(미군)-日人観光客(일인관광객)도 몰려들어

1973년 7월 27일 조선일보

살아 움직이는 자라 머리를 우선 뽑아내 자른 뒤 쏟아지는 피를 받아 소주와 함 들이키는 것이 龍鳳湯(용봉탕)의 맛과 멋이다.

예부터 精力劑(정력제)라고 하여 40代에 들어선 남성들이 즐겨 찾는 龍鳳湯(용봉탕)은 자라와 닭이 주원료다.

전남지방에 용봉탕이 알려진 것은 20여년전. 특히 光山(광산)군松汀(송정)읍 西峰(서봉)리엔 15개소의 탕집이 황룡강 기슭에 줄지어 서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용봉탕을 만들었다는 曹鍾龍(조종룡)씨(36)는 언젠가 일본 잡지에서 힌트를 얻어 요리를 했다고 할뿐 정확한 유래를 찾아볼길 없다.

펄펄 끓는 물에 머리와 쓸개를 뽑아 낸 자라와,털을 뽑은 닭을 통째로 집어 넣는다. 다음에 찹쌀과 맵쌀을 반반씩 섞은것 한줌,마늘3통,조미료,된장,소금을 적당히 넣고 1시간쯤 끓이면 누렇게 국물이 고아진다.

국물은 뜨끈할때 마시고 자라고기와 닭고기는 잘게 찢어 초장에 찍어먹는다고. 주원료인 자라는 최고 10근짜리가 있으나 1인분 1근(6백g)엔 7백원이다. 여기에 닭한마리를 7백원으로 잡으면 용봉탕 한그릇의 값은 최저 1천5백원.

서민층에선 엄두도 못낼 값비싼 요리지만「그 독특하고 확실한 효험 때문에 한 번 먹어본사람은 다시 찾지 않을수 없다는것」이 이곳 상인들의 자랑이다.

송정읍에 주둔하고 있는 美軍(미군)들이 하루에 20~30명씩 이 용봉탕 지역에 찾아들고 있고 日本(일본)관광객들이 한달평균 50명씩 들러서 용봉탕 맛을 즐긴다고 한다.「장어구이 보다 난듯하다」는 것이 용봉탕을 찾는이유.

넉넉한 사람들,식도락가들, 갱년기에 들어선 남성들이 자라의 피와 국물과 살을 남김없이 포식하곤 금방 기운이 나는듯 어깨를 재며 나간다고 한다.

허약한 체질의 부녀자나 비위가 약한 일반인들은 보약의 기분으로 국물만 마시는것이 보통이다.


<光州(광주)=魏正哲(위정철)기자> 1973년 7월 27일 조선일보

작가의 이전글 별미진지 (1) 대구의 따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