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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Sep 01. 2021

별미진미 (9) 이리 「장어구이」

뒷맛 깨끗 ·비린내 안풍겨 活力주는 營養食(영양식)으로 큰 人氣

「장어」 라는 말만들어도 흠칫 물러서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일수록 한번 장어맛을 들이면 손을 못뗀다는게 木川浦(목천포)의 장어요리다. 호남의 기름진 벌판을 흐르는 萬頃江(만경강), 그 유역에 자리잡은 裡里(이리)시 木川(목천)동 木川浦(목천포)에는「목천장어집」이란 낡은 간판의 음식점이 있다.

손님들이 가끔「장어가 몸에 좋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으면 주인 金成實(김성관)씨(58)는 자신의 혈색좋은얼굴을 들이밀며「내 나이 내일 모레가 환갑인데 아직도 마흔까지도 보는사람이 있다」며 장어補身論(보신론)을 주장한다.

특히 이곳 단골손님인 中央洞(중앙동)의 崔某(최모)씨(55)는「부인이 3년전 폐병3기로 요양원엘 보내라는 진단을 받고 이곳 장어를 하루2근씩 달여먹인뒤 한 달반만에 완쾌됐다」는 장어효험론까지 곁들여 장안의 작은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어요리는 몇가지 조리법이 있으나 장어구이가 으뜸이다. 등골을 타서 뼈를 바르고 내장을 긁어낸 다음,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뒤 토막을 내어 설탕,고추장,생강다짐,청주,마늘,후촛가루등 갖은 양념을 섞은것을 대여섯차례나 발라가며 숯불에 굽는다.

특히 木川(목천)장어는 폐수에 오염되지 않아 뒷맛이 깨끗하고 비린내가 나지않는게 특징. 漢江(한강)장어가 석유냄새가 심해 문을 닫은뒤 서울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새벽마다 자전거를 타고木川(목천) 장어집을 찾는 裡里南星高校(이리남성고교) 李鍾班(이종각)교장은「매일새벽 한두점 먹어서인지 몸에 活力(활력)이 있다」면서 맛과 영양을 겸한 음식으로 장어 구이를 꼽았다. 


[裡里(이리)=許根(허근)기자] 1973년 8월 4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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