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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Sep 04. 2021

별미진미(12) 목포 「생낙지」

무더위에 좋은「보약」 "낙지 1마리면 人蔘(인삼) 한근"

 

기력이 빠져 시름하는 農牛(농우)에게 최고의영양식은 바다낙지 이상가는 것이 없다」고들 할 정도로 木浦(목포)의 생낙지는 全南(전남)에 널리 알려진 珍味(진미)다.

그래서 이 고장사람들은 여름철 맥을 못추는 남성에게 생낙지를 보약(?)으로 권한다. 漁夫(어부)나 상인들도 낙지 1마리가 人参(인삼) 1근과 맞먹는다(?)는 말을 흔히 뇌까린다. 「아따 한번 잡워 보시라요 잉?」

앉은 자리에서 5~10마리를 먹어치우는 그욕심을 아낙네들은 대견스레 바라본다. 꿈틀대는 낙지발이 腸(장)을 뚫지나 않을까 해서 머뭇대는것이 누구나 처음맛 들이는 이의 걱정이다. 그러나 그 짜들짜들한 생낙지의 발이 혀에 감길 때 사람 들은 珍味(진미)보다 어떤 쾌감을 느끼는 것같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먹다보면 생으로 먹게되는 단계로 자연스레 넘어간다고들 한다.

시내 연해동 9의 이용민(78)씨는 10년이나 매일 생낙지를 5마리씩 즐겨 왔다는데 「번거로운 요리법이나 양념이 필요없고 다만 깨끗이 헹구어 쪽마늘과 된장, 맛을 더내려면 참기름 몇방울을 떨어 뜨리면 되므로 아무데서나 즐겨 먹을수 있다」고 한다.

日帝(일제)땐 아침에 日人(일인)들이 독차지를 해서 木浦(목포)사람은 그나마 구경도 힘들었으나 요즘엔 누구나 즐기는 間食(간식)이 되었다.

그러나 해마다 생낙지값은 올라(평균30%씩 뛴다)요즘엔 1마리에 선창값이 1백원,요리점에선 3백원이나 부른다.

생낙지에 맛들인 사람은 날이좋지 않거나 태풍이불면 싱싱한 생낙지를 못먹어 더 하늘을 원망할정도가된다.

<木浦(목포)=朴興緒(박흥서)기자> 조선일보 1973년 8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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