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 왔어요.
인턴을 맞이했어요. 대학교 4학년이래요. 반대를 많이 했지요. 체험형 인턴이라잖아요. 체험형 인턴은 인턴을 거쳐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지 않아요. 주로 대학생들이 방학기간을 활용해서 1~ 3개월간 현장 실무에 참여하는 정도지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실무자에게 도움은 되지 않을게 뻔해요. 자기에게 주어진 일도 바쁜데 인턴 교육하면서 새 프로젝트 진행까지 하는 것은 업무 과중이지요. 담당자인 나는 인턴을 우리 프로젝트를 위해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어요. 제조의 생산관리는 작업 내용을 알아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작 두 달 안에 이 모든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먼저 들었어요. 거기에 이번에 시도하는 프로젝트는 기존의 경험자도 어려울 거라 예상하는데 인턴을 투입해 보라는 의견은 더더욱 걱정거리를 만들었지요. 하지만 대표님의 뜻은 강경했어요. 우리도 협력 학교의 인턴을 받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같이 해 봅시다" 나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인턴을 잘 활용해 보는 것도 우리의 능력이니 한번 해 보기로 결정을 한 것이지요. 일단 인턴을 받기로 했으니 검색창에 '인턴을 맞이하는 상사의 태도'를 검색했지요. 네이버 AI의 답변은
-인턴을 맞이하는 상사의 태도는 ‘반갑게 맞이하고, 업무를 찾게 돕고, 배우는 자세를 격려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사는 인사와 소통으로 관계를 열고, 질문·피드백을 정중하게 받아들이며, 업무를 스스로 찾는 인턴의 태도를 지지하는 방향이 좋습니다.-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나는 원래 진행하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 했어요. 인턴과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변경해야 했지요. 그리고 업무 수행을 체크할 수 있도록 업무일지를 쓰도록 했어요. 일지를 쓰면서 문제를 스스로 찾도록 유도해 보고 피드백을 줄 예정이었어요.
드디어 인턴이 오는 날, 회사는 처음 있는 일이라서 기대를 했고 저는 최종 담당자라서 기대를 했지요. 생각대로 어린 친구가 왔어요.
"젊은 친구가 희망이 생산 관리자야? 제조의 생산 관리자를 알기나 하는가?" 내 질문에
"AI에게 질문했을 때 제조의 기술은 로봇이 대신해도 관리자는 대신할 수 없다고 했어요. 제조전체 관리 하는 게 너무 매력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회사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 학생이 여기서 배울 게 없어도?"
"무엇이든 지금의 이 상황도 저에게는 모두 배울 점입니다." 얄궂은 내 질문에도 강하게 어필을 하네요.
인턴 친구와의 동행이 시작되었습니다. 60대 인턴이 주인공인 영화가 있잖아요. 그곳에서의 인턴은 경험과 실력으로 주변을 평정했지요. 그런데 우리의 인턴은 열정으로 주변에 스며들었어요. 무엇이든 몸과 마음을 가리지 않았지요. 하루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팀장님~ 제가 실행 중인 프로젝트의 이 부분을 작업 중에 실행해야 한다고 하면 아무도 제 말을 안 들어주세요." 라면서 하소연을 합니다. 살짝 힌트를 주었어요.
" 이 친구야, 사람들은 자기 몸이 바쁘고 힘들면 작업 이외의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일단 몸을 편하게 해 줘야 돼. 은근슬쩍 도와주는 거지.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미안하게 친절해 봐." 그랬더니 다음날 어린 인턴은 퉁퉁 부은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걱정스레 어디 아프냐? 물으니
"어제 종일 현장에서 일을 도와 드렸더니 추웠어요." 합니다. 그리고는
"그런데 현장에 프로그램 적용을 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적극적으로 제가 하자는 일에 동참해 주셨어요." 하면서 눈빛을 반짝입니다. 보람 있어 보였어요.
며칠 만에 인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긍정으로 바뀌었어요. 이 친구를 데리고 반드시 프로젝트를 실현해서 이 친구에게도 보람을 주고 우리도 이번 일을 마무리 짓자는 계획이 굳건해졌지요. 현장에 적용시키려는 전산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었어요. 물론 업체와의 프로그램 변경논의로 인해 지지부진하는 면도 있기는 했지만요. 원래 목표하던 방향으로 일은 진행되어 가는 중입니다.
어느새 2월 말이 되고 인턴 친구와는 작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아직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인턴 친구의 신선한 감각이 경력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던 문제를 찾아 주기도 해서 신선했어요. 업무를 스스로 알아서 찾아보게 하고 찾아본 문제를 해결하게 해서 보람을 갖게 해 주려는 의도는 어느 정도 적중 했던 것 같아요. 인턴 마지막날 성과를 회고하면서 하루하루 보람되고 행복한 날이었다고 후기를 말하더군요. 참으로 기특했어요. 사수를 맡았던 선배 직원과의 관계도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도 젊은 친구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면 좋을 듯해요.
이번 우리 인턴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열심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적극적이다라고 느껴지는 행동에는 특별함 보다는 인턴의 센스 있는 행동들이 팀원들에게 감동을 준 것 같아요. 작업 현장에 갔을 때 어떻게든 일을 배워서 도와주려 애쓰고, 무거운 물건 앞에서 망설이는 분에게는 거침없이 달려가서 도와 드렸다고 해요. 매일매일 처리하는 데일리 서류 정리 같은 귀찮은 일은 밀려 두기도 하는데 은근슬쩍 정리를 끝냈고요. 현장은 소비기한 확인하고 점검하는 일이 시간 소요가 많아서 시간에 쫓기는데 인턴이 지나가면 어느새 처리가 되어서 담당자에게 여유를 만들어 줬다고 해요. 결국 인턴의 표시 나지 않는 조용한 행동들이 팀원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보여요. 일에 센스라는 것은 어디에 이름을 올라 있지도 않아요. 그런데 사람들 마음 가장 깊숙이 여러 형태로 크게 요동치며 스며드는 단어였어요. 이쁨도 미움도 자신한테서 나온다고 하더니 인턴을 통해서 맞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인턴과 함께 한 1~2월은 쏜살같이 빠르게 가버렸습니다. 인턴도 가고 시간도 너무 빠르게 가 버렸어요. 하지만 이 뜻깊은 인연의 여운은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