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굴떼굴

봄날

by Kcherish

가끔씩 새벽에 거닐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저 넓은 사 차선 도로에 두 손 두 팔 다 뻗고 대자로 누워보고 싶다’ 같은 것 말이다. 실현될 수 없는 생각의 응어리들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때로는 아스팔트 바닥이 침대로 보일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아마 그렇게 아스팔트와 나를 혼연일체화 시키면 새벽 드라이브를 즐기는 서울의 모 남성이 새벽만의 질주를 하다 대자로 누워있는 새벽의 나를 발견치 못하고 쿵하고 치지 않을까 한다. 그럼 나는 그 새벽날 떼굴떼굴 굴러서 혹시 동그라미 그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 이튿날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뉴턴의 사고 실험에 관해서도 생각한다. 동그라미 비스무리한 무언가가 된 내가 차에 치여 지구를 떼굴떼굴 돈다.


떼굴떼굴 돌다 힘이 다해 어느새 떼구르르 멈춘다. 그 소리가 그냥 유난히 슬프지 않나 생각했다. 떼구르르.


2024.04.23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