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카페

카페는 왜 내가 갈 때마다 자리가 없는 것인가?

by 승환

거리에선 엉덩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었다.

빈 벤치나 골목의 평편한 콘크리트바닥에 조차

아이들과 할머니들의 엉덩이도 보이지 않는다

독서실과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들의 엉덩이들도 사라졌다.

집안에서 제일 큰 엉덩이와 두 번째 큰 엉덩이도

사라졌다고 한다.


우리의 엉덩이는

그저 한 뼘 작은 크기 넓이의 공간이면 충분한데

엉덩이가 있어야 할 만한 곳마다 빈그림자뿐,

우린 그냥 엉덩이가 빠진 조형물을 멀찍이

바라만 보곤 지나간다.


그 많은 엉덩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렇다

여기 지금

거리를 두리번거리다

또 거기 저기

카페들마다

엉덩이 천지들이다.

창가에 가지런한 엉덩이들...


이제 더 거리에서 볼 수 없는

귀한 엉덩이들은

제각기 존재감을 뽐내며

커피 향에 취해 널브러져 있었다.


엉덩이들은 이제 더 이상

시리지도 베기지도 않은

이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가증스러운 사람들은 스스로 속이고 있는 것이다.

카페 들어서면 장황하게 둘러댈 것이다.

달달한 아인슈페너와 큼직한 벤티 사이즈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왔다고

우린 다 알고 있지.

엉덩이의 부추김에 넘어간 것을....


카페 사장은 애가 타거나 말거나

오늘도 간교한 엉덩이들이

당신을

부추긴다

유혹한다.

바스크 케이크와 라테 한잔 어때?


군둥군둥한 엉덩이냄새는

어느새 원두향에 미끄러져 물러난다.

쉴 새 없이 김을 내뿜는 원두머신은

승전의 팡파르를 울리고

엉덩이들은 늦은 밤까지

점령을 풀지 않는다.


카페는 이미 엉덩이에게 점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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