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승환

하루를 꼬박 내리는

봄비를 맞고

사람도 나무가 되는구나


봄비는 소리없이 쉬질 않고

내리는데

마음도 빗줄기 따라 쉬지 못하고

흘러 내리며

잠은 오지 않는데


소리없이

내리는 것이

봄비 뿐이 겠는가


입매를 꼭 다물고

단정히 이야기 하는

이의 얼굴은

봄비를 닮아 그리 조용하였는지


나를 보는 임의 눈길이

소록이 소리도 없이

나의 눈가에

사뿐히 내려앉기에


나는 젖는 지도 모르게

마음이 촉촉해 지네


봄이어서

봄비어서

당신을 닮아서


내 마음에도

봉곳 쏟는

잎새같이

나는

자꾸 초록빛

나무가 된다.


이제 무엇을

하나 쯤 피워야 하나

사랑이라 낯간지런 빨간 봉우리가

맺혀야 하나


봄비를

맞는

밤에

내 마음은

있지도 않은

뒷 산 능선에

영산홍

붉은 빛

고운 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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