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자리

인생을 살다가 구석에 몰리지만 때로는 구석을 탐한다

by 승환

사람들은 눈치를 보고 있었다

덜컹거리는 지하철의 리듬에

몸을 온전히 맡기는 척,

핸드폰을 꺼내 급히 무엇을 찾는 듯

손가락이 분주한 척,

깊은 사색에 빠져 떴는지 감았는지

모를 눈을 하고 고개를 숙일 때에도

모두들 한 곳을 무심한 듯

아니 주의 깊게 노려보고 있었다.

차라리 좀 뻔뻔하게 앞을 가로막고

지켜볼 용기가 없다.

우연인 듯 인연인 듯 세상의 행운이

오늘 즘 조우할 법하지 않을까?


아마 장소는

공덕역 즘,

신도림역 즘

분주히 사랑들은

내리고

타고

몰리고

비틀거릴수록

손잡이를 잡은 손이

긴장에 흠뻑 젖어든다.

시간은 세상의 모든 피곤과 눅진함이

몰려오는 일곱 시 즘이다.


더욱더 목이 타고 갈증을 느낀다.

우리의 욕망이 최고조에

다 달아 가는 그 순간

불끈 눈에 힘을 주어

좌석의 양끝 구석을 노려본다.

때론 좌절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나의 살아가는 유일한

지금의 희망이다.


하지만 매번 절망을 품고

내려야 할 때

지하철 가장자리

그 구석자리는

또다시 노려야 할 내일의 희망


우리는 버겁지만

지켜내고 견뎌야 할

그런 마음의 자리


인생이란 그런 거지


우리의 구석자리는

내일을 기약한다


우리가 믿을 구석은 그 구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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