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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는 부부 2

부부심리상담

by 승환

저번 주에는 부부가 주의하여야 할 십계명을 나누어 주고 서로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 아니 발전필요성 있는 문항을 체크하여 각자가 발표를 하였다.

각 열 문항 중 세 개를 체크하는데 가장 젊어 보이는 부부는 서로가 일치했다

쉽지 않은 케이스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힘들어하다 이곳을 찾아왔다.

어떤 아내는 자살을 시도했던 이야기를 하며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한다

이야기를 하여 눈물을 떨구는 이가 세 명이 나왔다.

두 명의 아내가 울었고 듣고 있던 두 명의 아내들도 글썽거린다

한 명의 남자가 울었고 자세한 내막을 알 길이 없어 보고 있는 나는 멀뚱이 있을 뿐이다

부부들이 할 말이 많았나 보다 시간이 모질라 우리는 다음 주로 미루어졌다

이번주에 할 듯했고 아내는 무언가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전보다 일찍 서두르는 기색이 보인다


오늘의 주제는 경청하는 법이다

뻔할 내용인 줄 아는데 새롭다

내게 적용되는 나쁜 대화법들이 대부분이다


한 주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사회자 묻고 아내가 이야길 한다

주말에 점심만 먹고 집으로 일찍 나갔다 들어오며 한강의 선유도를 가자고 했는데 난 한낮은 더워서 곤란하다 했다

아침일찍이나 저녁노을을 보러 늦게 가자 했다

집에 들어와 선유도에 지금 가자고 했는데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오늘 가자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틀 연속 운전을 하고 좀 피곤하고 힘들다 했다

나는 불안 불안했는데 아내는 솔직히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생각했다 한다

내겐 조금 충격이었다

나는 늘 상대의 의중을 캐치하려 들었고 본의나 저의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유추하려 하였던 것 같다

싫다고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것이 관계를 어렵게 하고 아내가 화를 낼 것이라 스스로 답을 달았다.

그랬기에 항상 에둘러 표현을 하고 오해를 하고 단절을 불러왔던 것이다

경청하는데 주의하여야 할 태도중 하나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집중해서 듣는 것.


심리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 전 주의 부부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생략되어 지나갈 듯 하자 아내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은 좋아질 자신이 없다고 한다

다른 이들에게 이야길 하고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한다

자신이 정말 이상한지

잘못된 생각인지

아내도 결국 눈물을 보인다.


건네준 크리넥스 두장으로 벅찬 눈물들이 그녀를 더 자기감정에 휘말리게 하는 듯 끝날 때까지 마르지 않은 눈가를 보아야 하는 나는 마음이 아팠다.

나는 아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지도 알고 있다.


다음 주부터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될 거라 사회자가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 시간이 되어간다


이곳에서 어떤 팁이나 스킬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관계들, 부부간의 관계에서 나를 다시 돌아보고 느끼는 시간이다

물론 방법과 효과적인 대응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배울 수도 있다

단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상대가 아닌 내가 바뀌어질 수 있는 여지를 찾아 공감을 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찾는 시간이다

개는 훌륭하다는 애견교육 프로그램을 언급한다

결국 개보다는 주인이 문제였다

상대가 문제이고 고통을 준다는 것은 아마도 나의 문제일 확률이 클 것이다.


나는 다음 시간에 따박거리며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여야 할지 좀 더 나의 어려움을 어필해 공감을 받아내려 할지 어쩔지 모르겠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할까

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아내의 흠결이나 못마땅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나의 정당성을 찾으려 선을 넘을까 두렵다


나는 적당한 딜이 합리적이고 공폄하다고 주장하고 아내의 감정보다 이성적인 이야기만 할까 두렵다.


시비가 지어질 문제가 아니라 하지만 서로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될까 봐 두렵다


그런 최악의 결과를 확인하고 그대로 받아들일지 또 다른 길을 찾을지는 각자의 몫이다


치트키를 써서 하얀 거짓말로 내 옆에 묶어 두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그냥 덤덤하게 냉정히 현실을 직시하고 각자가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두어야 할까?


두려움이 나를 옥죄는 것인지

무엇이 지혜로운지

놓치지 않고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며 모양새 좋게 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냥 진실만이 답일 것이겠지

스스로 속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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