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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5

by 승환

바이든은 한참을 여기저기 뜯어보고 연결해 보더니 슬쩍 만족한 미소를 띠며 나에게 왔다

"초창기 모델이지만 굉장히 좋은 안드로이드입니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요 음 "

"그거 보단 본인에 대해서 당신은 모르는 게 않는군요! 흔치 않게 당신은 인간처럼 잘 학습되었네요".

병규는 아까부터 불안 불안한 지금의 상황에 어리둥절하다 살짝 짜증이 몰려왔다

"무슨 말씀인지 쉽게 좀 해주시겠어요 제가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 같이 말씀하시는데..."


"하하 선생님보다 선생님 부모님이 대단하신 분이겠네요 감사해야 할 겁니다."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거죠?"

"당신은 안드로이드입니다. 사람인척 하는..."

"뭐 뭐라고 내가 안드로이드라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흥분할 거 없어요 천천히 이야기해드리지. 나도 절반은 사람이 아닌 존재이니까"


"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즘 되겠군요 우리들 입장에서는 땅 위에 좀 더 유기물들로 넘쳐나는 시대라고 할까?

모든 것들은 끝없이 진화하고 성세를 지키는 생명체들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전의 고대 생물들은 지금 남아 있는 것이라곤 박물관의 화석들 뿐이죠. 인간이라도 별다른 것은 없어요 중국대륙을 휩쓰는 메뛰기나 벌레떼들은 성세를 이룬 것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멸절해 가는 시작을 보여주는 것뿐이죠

사람들은 섬에 풀어놓은 토끼나 설치류 같이 계속 번식하고 무리가 늘어나지요 인구의 증가를 기하급수적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맞아요 정말 엄청나게 늘어났어요 그런데 어느 곳에서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요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소멸직전의 인구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지요 인류라고 하지만 그것은 그건 그냥 가상의 개념이지요 좋은 쪽으로... "


"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군요 편하게 앉으세요 차라도 좀 드릴가요?"

"아니요 별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주시겠어요 내가 차를 마시는 것을 보고도 안드로이드라 하실지 궁금하군요."

바이든은 포트의 버튼을 누르고 물을 데우기 시작했다.

" 그건 제 얘기가 끝나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 물이 끓는 동안 좀 더 이야길 하지요 "


" 지식이라고 할까요? 기술이란 것 학문이란 것은 차이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이 되지요 너와 내가 구분이 되고 차이를 인식하고 관계를 정의하려고 하고 이해하려는 일련의 과정이 시발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인류를 이야기하고 모두 같이 사랑하고 잘 살자고 하는데 그건 그냥 이상을 에둘러 눈 가림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너와 나 다 구분 없이 다 행복하고 선하고 구분이 없는 무리들이란 게 존재할리 없지 않습니까?

물이 다 끓었네요."


찻잔에 티백을 넣고 물을 따르기 시작했다.

" 자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차를 마시던 병규는 바이든을 똑바로 쳐다보면 이야기한다.

" 차를 마시는 안드로이드에게 좀 더 이야기해보시죠."

"끌끌 끌... 그럽시다.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일부 인구가 줄어가는 나라들은 소위 경제력이 있는 강대국인 경우가 많았지요. 인구의 소멸은 일단 경제부터 망가지게 됩니다.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지고 세수가 적어지고 글로벌이라는 유행이 지나가면서 수출이 예전같이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지요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들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문제가 발견됩니다. 이민자들이 적은 경우 충분이 그 나라에서 흡수가 되고 융화가 되겠지만 이민자는 너무 많습니다. 못 사는 나라의 인구는 정말 많았고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그들은 몰려들었어요 룰이 흔들리기 시작했지요

사람들은 우리 안드로이드랑 다를 게 없어요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다르게 프로그래밍된 사람들은 같이 어울려지기가 어렵게 됩니다.

체스의 룰이 돌아가는 나라에 바둑이 프로래밍 된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찌 될까요?

이념이나 종교, 전승되어 온 각국의 관습들은 프로그래밍과 같은 것입니다. 쉽게 변화되고 흡수될 것들 보다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것들은 바뀌지 않겠지요 그리고 인구가 적은 나라의 사람들은 그렇게 시간이 충분하지도 여유롭지도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탄생 이유입니다."

"정치가들은 표를 뺏기는 것이 싫었고 자본가와 기업들은 노동자를 대신할 존재와 가장 중요한 소비를 하여줄 대상이 필요했지요."

"노령화되고 비혼족과 싱글들에게는 더 값싸고 부담 없는 느슨한 관계의 대상이 만족스러웠던 것이고요"


"그런 말 같지 않은 이야기가 내 탄생의 비화라고요 ㅋ 알에서 태어나거나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신화가 더 그럴싸하겠네"

"당신이 지껄이는 그 쓸데없는 헛소리를 듣는 시간이 아깝군"

"나는 간단명료하게 말하지요 고칠 수 있습니까? 시간은? 비용은?"


"나는 선생에게 제안을 하려는 것입니다."

"선생과 나를 포함한 몇몇은 초창기 모델들이요 안드로이드에 관한 법규들이 채 정비되지 못했던 시절..."

"인류는 한 번의 큰 전쟁을 겪었소 지금에 있는 늙은이들은 그중 살아남은 사람들입니다."


" 결국은 사람들은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인종, 성별, 민족, 혈통, 지위 등등 서로 반목하다가 살상이 일어났고 그 살상은 기폭제가 되어 여기저기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주의자들은 인구를 적정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병원균 바이러스를 퍼트리기도 했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전쟁을 종용하고 뒤에서 조정하기도 했지요 사람들은 진실을 알 수가 없었지 그저 눈앞의 나와 다른 존재들, 생각들에 대하여 대항하고 싸워야 할 시간도 모자랐거든요..."


"한 번의 큰 전쟁 이후 살아남은 일부 국가와 사람들은 이제 사람이 부족했지요.

사람과 같은 안드로이드를 제작했고 시범적으로 선생과 내가 태어난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 보면 더 사람 같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되었습니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학습을 스스로 하고 발전을 하지요"


"영혼이나 감정, 정서를 가진 안드로이드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같은 초기 안드로이드들은 다 폐기가 되던지 일부 제약을 두기 위하여 칩을 하나 제거 했어 그리고 그 칩은 더 이상 생산을 못하게 금지되었고..."


"그만 그만 알겠습니다. 그래서 뭐? 제가 안드로이드라고 칩시다 나한테 뭘 원하는 거요?"


"나는 리얼돌 같은 바보들이 같은 안드로이드라는 게 싫습니다."


"당신과 나 같은 안드로이드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진짜 안드로이드끼리 힘을 합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위험한 일이지요 물론 아주 위험한...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존재하여야 할 이유를 우리가 찾는 진정한 자유를 찾아야 합니다."


"난 모르겠네 당신이 미친 거든지 아니면 내가 아직 꿈속이겠지."

"선생은 확인해보고 싶겠지만 주변인에게는 알리지 마세요 당신이 위험해질 것입니다. 부모에게도 절대 이야기 하지 말아요. 의심스럽다면 지금 내가 당신의 몸을 갈라서 확인시켜 줄 수도 있소. 체성분을 구성하는 것들과 금속으로 된 부분은 딱히 나뉘어 있지 않소 그래도 보고 싶다면..."

"아니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고."


"나는 내 방식대로 확인해 볼 것이요 설사 내가 안드로이드라고 하더라도 당신에게 동조하거나 그럴 일도 없을 것이요. 다시 만나지 맙시다 나는 지금 가겠어"

"당연하지요 당신의 의지와 자유를 나는 존중하오 그것을 지키려 하는 것이 나의 꿈이요"


돌아오는 길에 병규는 몇 번의 신호를 무시해야 했고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그냥 지금의 가족이 뭐가 어쩠다고 그러는 거지... 왜 복잡하게 일을 만들려는 거야 그 자식은 미친놈이 틀림없어 그런 개소리에 흔들리나니 나도 미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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