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글 숙제)
하늘이 너무 맑아서
쪽색 빛이 넓은 여백에는
그리움이란 게 떠 돌아
사랑하는 이들을 그려봅니다.
자식을 사랑한 죄,
연인을 사모한 죄,
벗을 그리워하는 죄를
가진 이들은
모두 죽어 하늘로 올라갔다는데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나는 또
생을 다하는 날
어디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나의 질문엔 대답도 없이
하늘은 입을 꾹 다문채
혼자 파랗게 눈이 부십니다.
바람이 해를 움켜쥐고
서쪽하늘로 불어 갑니다.
우리의 죄가 모두 하늘에 올라
저 쪽빛하늘이 끝나는 곳에
그곳에
우리의 어버이가
연인과
벗들이
노을로 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도 돌아갈 곳이
서쪽 하늘 어딘가에 있음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