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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May 18. 2023

친구에게

(강글 숙제)


친구란 게 그래 그렇지

매일보아도 별거 없는데

오래 못 보아도 별거 없더만


비라도 추적이고 

바람이라도 쓸쓸히 불어주는 

저녁쯤이면 좋겠지.


소주잔을 기울이고 

마주 앉은 어느 선술집에서

주름진 너의 얼굴에 꼽꼽이 묻어 있는

기름진 미소를 보고 싶다.


옛날이야길 맨날 하니

옛날이야기인지

맨날 이야기인지 

기쁨이란 것도 아픔이란 것도 

철 지난 유행가처럼 시들해져도

옛이야기를 하지

했던 얘길

또 하고 

또 하고


사람 마음이란 게 

한 됫박도 안되는 거 같아

이제는 꿈이 담길 자리가 없어

옛 추억만 꺼내어 놓지.


가끔은 

우리 만나면

못난 얘기만 하자

아픈 얘기만 하자


그래도 되는 

사람이 있으니 참 고맙다.


오늘 하루 서로

외로운 사람이 되어서

참 고맙다


그리운 사람이 되어서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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