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냉냉한 목소리가
술먹은 늦잠을 깨우는 아침
오늘은 사뭇 미적지근 하다.
웬일로 삭풍이 사라진게
봄이라도 온건가
자고 일어난 턱밑으로 간질간질
냉이를 캐는 아낙들이 지나간다
창문을 열어 거리를 내려본다
소곤히 부는 바람도
따순지 찬지 헛갈리게
봄쑥 같은 파란 색동치마를 둘른
발끝이 귓볼에 채인다
나는 허공에 손을 데었다 땠다 흔들었다
그때 정류장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있던
겨울이 힐긋 눈인사를 꾸벅 한다
무언가 더 할말이 있었을 법도 한데
그는 아무말 없이 그저 도착한 7013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한참을 사거리 신호를 기다리는데
그는 더이상 내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지 모를 버스의 뒷 꽁무에
나는 다시 손을 흔든다
봄은 내리지 않고
겨울만 태우고 간
버스 꽁무니엔
따순지 찬지 모를
파란 아지랭이가
피었다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