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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Oct 23. 2024

꽃 구경

꽃 구경     



이월에 동백도 좋겠지

매화도 예쁘다던데

우리 둘이는

이야기만 하다

너무 멀리 있어

가지 못하고     

삼월에

산유화도

목련도

꾸물거리다

다 져버렸다지.     

벚꽃이

한창 흐드러지면

꽃비를 맞으며

걸어서 집으로 오자던

당신의 당부도

깜박 잊어버린

사월이 저기 멀리 가고 있다     

북쪽 산골 어디

한두 송이 남은

겹벚꽃이라도 보러 갈까?     

꽃이 다졌다고

아내의 눈가가 촉촉하더니

꽃잎이 떨어진다.     

한 잎

또 한 잎

떨어져도

일 년 열두 달

지지도 않는 

혼자 피워도 예쁜

꽃이 있는데     

자기가 꽃인 줄

모르는 예쁜 꽃이 

우리 집에 있는데     

나만 봐서

미안한 꽃 한 송이.     

꽃구경 가자고

거울 앞에 서서

두 손을 받쳐 주었다     

활짝 핀 꽃이 웃음을 짓는다.

둘이서 한참 

꽃구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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