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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과의 약속
by
승환
Feb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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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과의 약속
우리가 사랑하기로 한 약조는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진심으로 좀 더 냉랭히 바라보는 것입니다
또 서로의 입김을 목덜미에 불지 않는 것입니다.
결코 이별에 울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입니다
당신은 굳건히 우리의 약조를 읊조리며 그늘 한쪽에 의젓이 서있네요
저는 정말 나약한 짐승입니다.
가슴은 자꾸 뜨거워져서
손을 댈 수도 없이
심장이 녹아내리는
시간들을 그렇게 흘려보내야 하는데
한 걸음 다가가
내 손은 습관처럼 당신을 만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목덜미를 탐하고
이젠 이별을 슬퍼할 차례가 오는군요
당신이 한평 얼음 벽이 된다 해도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없습니다
당신이 작은 강이 되어 내 발등을 적시고 흐른다 해도 놀라지 않을 자신도 없습니다.
이런 것이 어쩌면 사랑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우겨볼까요?
계절은 늘 주어진 이별을 준비하고
나는 차마 보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경계의 문을 차마 못 닫고 서있습니다
신발 끈을 풀어 겨울을 당신 옆에 칭칭 묶어두려 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비릿한 개나리 꽃내가 불어올지라면
어디론가 매정히 가버릴 사람인 걸 알지만...
이젠 돌아보지도
인사도 없이 집으로 돌아 가려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눈사람처럼
당신이 사라진 그 계절이 돌아오면
나는 다른 또 누군가를 사랑하겠지요
어쩌면
더
더
더
1막1장 9일차 시쓰기
"노래를 듣듯이 겨울 시 쓰기 9일차. Kristen Bell, Agatha Lee Monn & Katie Lopez-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
‘어린 시절 겨울에 눈사람을 만들었던 기억으로 시 쓰기’
-> 이 곡은 <겨울왕국>의 ost인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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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환
살아가는 것은 살다 말다 못하는데 쓰는건 쓰다 말다 하게되네요 사는동안 사는 것처럼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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