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시한 날

芯, 心

by 승환

芯, 心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쌓이는 것들

말로는

오래 덮어둘 수 없어


얼굴을 씻고

머리를 자르고

손톱을 다듬는다


자르고 깎고

매만지지 않으면

두꺼워만 지는

삶의 무게를

버텨내기 힘들다


말하고 싶은 마음 말고

말하고 싶지 않은 마음


써내려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은


연필처럼

스스로 깎아내린다


쓰임보다

깎임에

더 닳아버린


마음을 쓰려면

몸부터 깎아야 했다


고요한 피가

먼지처럼 묻어났다

벼려진 마음 하나 없이


잘라내고

부숴야 했다

들키고 싶지 않은

그 검은 것,


사랑이라

불러야만 했던



Image by Pexels from Pixabay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