芯, 心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쌓이는 것들
말로는
오래 덮어둘 수 없어
얼굴을 씻고
머리를 자르고
손톱을 다듬는다
자르고 깎고
매만지지 않으면
두꺼워만 지는
삶의 무게를
버텨내기 힘들다
말하고 싶은 마음 말고
말하고 싶지 않은 마음
써내려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은
연필처럼
스스로 깎아내린다
쓰임보다
깎임에
더 닳아버린
마음을 쓰려면
몸부터 깎아야 했다
고요한 피가
먼지처럼 묻어났다
벼려진 마음 하나 없이
잘라내고
부숴야 했다
들키고 싶지 않은
그 검은 것,
사랑이라
불러야만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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