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문을 쌓아 놓고 밤을 세었다.
수학점수보다 한갑자 내공이 절실했다
헤드폰을 낀채 헤비메탈을 들으며 잠이 들면
아버지는 혀를 찼다
재밌는 것이 죄스러웠다.
나는 조신하게 노는 것을 잃어버렸다.
스타크래프트로 밤을 세고
파이날판타지 영상을 보며
넋이 나가는 동생의 엉덩이를
나는 걷어찼다
나처럼 죄를 지을까 두려웠다.
게임에 빠진 학생들,
알아먹을 수 없던 노래들
소설이 로맨스라니
캔디처럼 주변 남자들이
다 죽어 나겠어.
여자애들이 이상해졌어
아톰과 마징가는 알겠는데
낯설은 이름들.
드래곤볼, 슬램덩크, 에반게리온.
겐시로를 흉내내며 주먹을 지르고
더파이팅 주제가를 부른다
원피스 피규어를 사모으는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
소녀들은
아이돌 생일에 광고판을 띄우고
포장채 버려지는 굳즈들
유치하단 생각,
조소를 띄우며
요즘 아이들은 정말 큰일이군
나랑은 전혀 안닮은 아이돌이
괜히 미웠다.
꿈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을
무엇이 되었든
꿈을 꾸고
또 자라나는 것이
있는 줄 몰랐다.
만화속 풍경들은 세상이 되고
현실은 좁디 좁아서
젊은 사람들은
이세카이로 몰려가고 있다
오타쿠는 박사님.
쌈마이도 명품이 되고
언더그라운드는 더 떨어질데가 없어
위로 올라온다.
비주류는 술이 아니라
아이들이 마셔도 되는 것이었다.
고급진 것은 재미없지.
깨부수는 손맛이 있지
잘난 것은 니 생각인지
누가 물었는지도 안 궁금하지
이세카이가
사차원인지 오차원인지
젊은이들만 사는 나라
그곳이 궁금하지만
가본 적이 없어서 갈 수 없다
아직도 나는
코노세카이에서 살고 있다
여긴 아직도
엄숙하고, 재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