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나에겐
지나치게 가혹한 질문이었다
이번 생은
저번 생의
알 수 없는 이유에 얽혀 있다면
나는
몇 번이고
살고 싶었다
사는 이유를
사는 동안
알 수 없다는 것
어쩌지 못한 일들이
내 잘못만은
아니라고
무릎 위로
생이
조건반사처럼 튕겨 올랐다
"독서를 아십니까?"
이번 생이
다음 생을 향해
슬며시 빙의되는 일
죽음은 두렵고
삶은 말 할 수 없어
살아 있는 환생을
나는
꿈꾸었다
잠들고 꿈속에서만,
죽음 후에만 갈 수 있다는
그곳은
책에는 미지의 길이 있었다
페이지를 열면
당신은
새로운 생에 첫발을 내딛고
애써 뛸 필요가 없다
그곳은 언제나 쉬어 갈 수 있는 곳
되돌아올 수 있는 생이다.
살다가
멈춰서도
두렵지 않았다
책장에는
빽빽이
다른 생들이
꽂혀 있었다
읽는다는 건
기억이 아닌
살아가는 일
살아야 할 생이
너무 많아서
나는
이번 생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