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 수업을 끝내다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다

by 승환

시 쓰기 수업이 끝났다

나이는 사실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보다는 얼마나 경험했는지 고민했는지 그 시간들을 비교해봐야 할 것이다

남들 시 쓰고 글 쓸 때 난 뭘 했나 생각해 봤다.

먹고사는 일에 가치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결국은 꿈이 없이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선생님은 콕콕 핀셋처럼 잘못된 표현과 어설픈 문장들을 뽑아서 지적해 준다

얄밉다 매우.

늙은이를 배려한다던지 그냥저냥 무책임하게 건성으로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15명의 시를 일일이 읽고 평가하고 지도하는 일은 매우 피곤할 듯하다 게다가 친절하고 유려하게 상대를 배려하여 은근히 대안을 제시하고 설명한다

어리지만 품격이 느껴진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예의를 품은 그녀에게 존경과 감사를...

습작하는 사람들끼리도 서로에 대해 감상을 쓰는 것이 힘들었다

아마 좋은 시도 연달아 여러 편 읽는 것은 꽤 많이 심력이 소모되는 일인데 서로의 어설픈 글들을 읽고 예의상의 칭찬을 주고받는다

보통 여자들의 서로 추켜주며 하는 의례적 인사 같은 일이 내겐 더 힘들었다

어쨌든 이 플랫폼과 강사들은 진심이다

어차피 비싼 돈 내고 하는 것은 아니라 온라인으로 이렇게 감평을 받고 지도를 받는다는 것은 거의 봉사와 희생일 거라는 걸 알기에 감사하다.

아마 또 지도를 받거나 다른 인연은 없을 것이다

조금 아쉽지만 시 선생님은 아마 곧 유명해지고 시집도 내리 라 생각하니 독자로 다시 만나게 되리라 기대한다


숙제가 없어져서 시원섭섭하기는 한데 갈길이 멀었구나 각성이 생겨 마음이 더 무겁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들 이해가 되고 있다

무지로부터 시작이 되어 한 발씩 앞으로 나갈지 나동그라질지 모르겠다

솔직히 모르는 게 약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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