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종말
(어느 운전자의 종교에 귀의 )

네비신을 믿는 신도

by 승환

경험의 종말 (어느 운전자의 종교에 귀의 )



어느 먼 곳으로 길을 나선다.

가보지 못한 곳을

찾으라, 내가 명령을 내리니

어린 처자의 목소리로

천사가 조수석으로 강림하였다.


명령을 내렸으되

나는 한 마리 작고 어린 양이 되고

핸드폰 속 종의 목소리는

점점 무겁고 두려운 주인의 말씀으로 변했다.

저 목양견처럼 짖는 소리에 맞춰

나는 다리를 가지런히 하고 귀를 쫑긋 세운다.


길이 험하고 밀리기 시작하면

당신을 원망하였고

누가 듣는 이 없는 불평이 나오더니

가보지 않았는데

어찌 믿습니까,

머릿속은 불신과 의심으로

경로가 재탐색되었다.


자, 보아라

어린 백성아

양들아

천국으로 향하는 차량의 숫자는

50여 대가 넘었도다.


나긋한 목소리로 나를 안심시키는

선지자의 말씀이 울려 퍼지고

수많은 길들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가운데

위성의 눈은 오직 한길로 나를 인도하시네.

그 길이 가장 값비싼 길임을

나는 훗날 깨닫게 되리라.


당신을 따르면

훗날 계약이 끝나는 날

보험사에 영생을 약속하고

20프로의 할인으로 천국에 도달할지어다.


믿사옵니다.

믿사옵니다.

톨게이트를 지나며

십일조를 내고

나는 달리고 있다.


신은 죽었고

천국은 멀고

그리하여

또 나는

목소리에 귀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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