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
어머니의 새끼손가락이 부어올랐다.
그 일은
아리고 욱신거리는 것뿐이었다.
없는 편이 더 편할 것 같은
작은 뼈마디.
통증은
늦가을 저녁 냄새를 바늘 끝에 묻혀
천천히 다가왔다.
엄지와 검지는 입을 다물고,
중지는 묵묵히 주먹을 쥐었다가
풀었다.
어머니는 그 손으로
무거운 생명을 붙든 채
먼 길을 걸었다.
자갈을 밟으며 발목이 똑각 소리를 내면
꺾였다 다시 일어났다.
몇 걸음도 안 가
호호 불어주었다.
입김 속에는
지은 밥이 식어가는 소리와
군불 타는 냄새가 섞였다.
움켜쥔 살갗이 서서히 붉게 달아오르고,
그 붉음은
서쪽의 살구빛 하늘로 번졌다.
한 손가락으로 오는 통증은
머물지 않고 퍼진다.
아픔은 아픔들일지도 모른다.
나도 아픈데,
우리는 둘이 아닌데,
어머니는
아프지 않은 것들을
조용히 놓아주는 법을 잊었나 보다.
끝까지 꼭 붙어있던
마디 하나가
톡 하고 떨어지고
그 자리에 바람만 남았다.
바람은 감나무 끝 잎사귀처럼
혀끝에서 바스라졌다.
씹을수록,
더 깊이 아렸다.
없어진 것은 아프지 않았다.
기억으로만 남았다.
가슴으로 떨어진 앙상한 뼈마디가
서서히,
심장 끝에 문을 두드렸다.
가족이란 것이 그리 큰 의미가 있는 세상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공산주의가 아니라서 부익부 빈익빈이 일어납니다.
무한히 주기만 하고 또 받기만 하고 내가 받은 것은 다른이들 것보다 작고 초라해 보입니다.
나는 마찬가지로 누구에게 또 사랑과 애정을 똑같이 나누어지도 못합니다
뜨거운 숯불같이 만질 수도 없고 품에 넣어둘 수도 없습니다. 부모든 자식이든 형제든 그들은 그렇게 불타오르다 꺼질 것입니다.
재가 되면 너무 허망하고 야속한 존재이지만 나는 어쩌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삶을 바라보는 일은 애잔하고 아픈일입니다.
나는 태어나서 무엇을 주고 또 무엇을 받고 무엇을 남길 것일까요
시간이 지나면 사람도 사라지고 기억도 사라지고 망각도 사라지고 모두 사라질 것란 것을 이제는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