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묘갱신청구서가 날라오다)
갱신권
나란히 누운 한 평의 방.
숨조차 들리지 않는 잠이
당신들이 보내는
하루의 유일한 일과였다.
삶은 고단했다.
먹고, 일하고, 웃고, 울고,
사랑하다가, 싸우다가,
이제는 풀벌레 소리처럼
낮게,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눈이 와서, 비가 와서,
추워서, 더워서—
사는게 죽는거보다 바쁘다고
낯선 고지서 한 장을 받고서야
여기에 왔다.
문패처럼 서있는 비석을 쓰담고
기호로 남은 주소밑에
이름 석자를 읽는다.
웃자란 잡초를 밟고 서 있자니
마음이 기울어진다.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살아 있는 동안 내던 것처럼
창 없는 어두운
땅속의 한 평 방에도
밀린 삯월세가 있었다.
매미가 운다.
당신이 깨어나는 소리일까.
허물을 벗고
날아오른 것일까.
아니면 아직 고치 속에서
생도 죽음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것일까.
生의 흔척인지,
死의 흔적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당신을 생각한다.
내려오는 길,
몇 번이고 뒤돌아본다.
오 년이 지났다.
또 한번 죽음을 갱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