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봄이 봄볕이 너무 좋은걸 이제야 느낍니다
경칩
봄이 오면
사람들은 여기저기
꽁꽁 언 마음들을 길가에다 묻어두고
다람쥐 마냥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났다
덜컹 거리는 도로밑으로
겨우내 많이도 아팠던 꿈들이
기다리다 지쳐 개구리들을 보챈다
농익은 희망이란 놈도 옴짝 거리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고 나올 때
슬며시 발을 뻗는다
겨우내 맨 지름 하던 도로를 깨고
개구리들과 함께 쏟아져 내린 봄내음이
자동차 뒤꽁무니에 붙어 내달린다
이제 다시 남은 계절을 덮을시간,
울렁울렁 페이고 깨진 아스콘을
시커먼 차량에서 한 움큼씩 퍼내리고
육중한 롤러들이
개구리가 나온 자리를 아스콘으로 묻는다
아직 미처 발아를 못한
봄찌끄러기들을 모아 묻는다
희망을 다시 묻는다
이미 한 해 치 만큼의 새봄과 희망으로도
충분하다
봄은 개구리처럼 폴짝 뛰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