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이 남자들이란 다 그렇다. 애라고 하긴 뭐 하지만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연령대로 변한다. 특히 무리가 모이면 급식이 수준으로 정신연령이 확 떨어진다. 그나마 옆에 앉은 H가 점잖은 편이고 건너편의 K는 느물거리는 거 둘째치고 사내 녀석이 뭔 말이 그리 많은지 연신 우습지도 않은 농담을 풀어놓고 혼자 좋아한다. 이건 K의 잘못 보다 주변의 친구들이 잘못한 것 같다.
점심에 식사 겸 살짝 반주를 하고 온 듯한데도 K는 연신 안주를 주어 먹는다.
" 사장님 생일이신데 뭐 좀 서비스 더 없습니까? 아우 요즘 왜 그리 과일이 땡기지 흐흐, 마른안주도 좀 더주시죠."
안 그래도 밉상이 하는 짓도 밉상이다 순간 전남편 얼굴이 오버랩된다. 쟁반을 들고 후려칠 뻔했다.
" 어머 너무하신다. 생일인사람보고 뭐 자꾸 달라는 게 아니라 선물을 좀 주셔야지."
" 아이 우리가 그래서 많이 팔아드릴라고 이리 일찍 왔잔습니까.ㅎ"
" 팔아주긴 꼴랑 국산양주 하나 시키시고 저희 싱글몰트 전문인데 나이 드실수록 좋은 거 드셔야지요. 요즘은 대학생들도 국산양주 잘 안 먹어요. 요즘 발베니 귀한 거 아시져 저희 집에 있는데 하나 가져올까요? 아님 뭐 다른 거, 멕켈란, 아란, 라가불린, 달모어, 글렌모린지도 있고 혹시 좋아하시는 거 있어요?"
" 야 돈도 잘 버는 놈이 하나 팔아 드려라 생일이라고 서비스도 많이 주시는데...."
K는 옆의 M의 부추김에 억울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지며 마지못해 메뉴판을 한참 보더니 개중에 싼 글렌피딕 하나를 시킨다.
혜정이 자리를 뜨자마자 K는 볼멘소리를 하며 투덜거린다.
" 야 형이 진짜 오늘 무리한다. 위스키는 사다가 집에 가서 먹는 거지 이거 바가지인데.."
" 그나저나 저번주에 그 아가씨는 직원이 아닌 거야? 누가 좀 물어보지 그 아가씨 보러 또 온 건데 "
" 야 궁금하면 네가 물어보던지 어째 짠돌이 자식이 연달아 주말마다 술을 산다고 하더니만..."
" 너 제수씨에게 그러고 껄덕거리고 다니다 걸림 바로 아웃이다. 좀 자중하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