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친구

남자도 갱년기...

by 승환

오늘은 양수리의 친구를 만나러 가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그냥 친구 좀 보고 오겠다고 해도 그만이었을 것이다.

아내는 계속 몸이 안 좋다.

내가 옆에서 치료를 해줄 수도 없고 드러누워 꼼짝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딱히 어떻게 아픈지 모를 병을 몇 주째 앓고 있다.

사춘기가 갱년기를 못 이긴다는 말처럼 심한 갱년기가 온 것일까?

어쨌든 오늘은 친구를 만나려던 것을 어제 문자와 카톡을 보내 취소하고 아내의 기분 전환을 위해 파주로 나드리를 나왔다

간단하게 늦은 아침을 순두집에서 먹을 때 양수리의 친구가 언제 즘 올 거냐고 전화가 왔다.

당황스러워 문자를 못 보았는지 물었더니 그제야 못 오는 것을 알았는지 애써 태어난 척 괜찮다고 한다.

건축사무실을 꾸리고 강단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방송도 하는 그가 시긴을 내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많이 미안했다.

친구는 하나 있는 아들이 대학을 가며 독립을 하고 아내와 오붓하게 지내고 있다

아내의 출타를 기회 삼아 회포를 풀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하여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아픈 아내를 두고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후한도 후한이지만 자꾸 걱정이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거울을 보다가 알아차리기보단 옆지기의 모습에 조금씩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을 보고 알아차린다.

친구도 제법 이제 나이가 들어 보인다. 꽤 많이 감상적이 되었고 시를 찾아 읽고 습작을 하는 게 보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에 친구의 시와 글들이 올라온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한 것 봄날의 서정과 사색에 빠진 모습을 보며 느낀다

그도 늙어가고 있고 마음이 허전해질 나이가 되었음을, 나와 별반 다른지 않게 조금씩 중년을 지나가고 있다.


봄이 오는 듯 하는데 가을이 같이 묻어 온듯 하다

아직은 서늘한 바람들이 불고 있다.


몸도 마음도 굼떠지는데 하는 거 없이 오늘 하루가 빨리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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