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임마 노총각 정한이도 있고 갔다 방금 오신 진수도 있는데 니가 그럼 안 되지 형님들 챙겨라"
K는 삐죽이더니 툴툴거린다
"야 나만 좋으라고 왔냐 저번에 그 아가씨 이쁘다고들 해서 또 니들 모시고 온 거 아녀"
"여기 사장도 싱글 같지 않냐 정한이한테 완전 호감이던데"
정한이 너는 어떠냐 형님들이 좀 밀어주랴
K의 말에 진수가 섭섭한 듯 말한다.
"야 나도 싱글이다 정한이 재 눈만 높아서 안 돼 형을 좀 밀던지 ㅋ"
"넌 인마 여자라면 이제 치가 떨린다더니 한 달을 못 가냐 됐고 여사장 생일이라니 누가 케익이라도 함 사 오던지"
" 야 정한아 뭐하냐 갔다 와라"
"아 됐어 난 됐고 진수 네가 갔다 오던지"
K가 막무가내로 정한을 밖으로 내보자 정한 은 마지못해 나간다.
정한이 문을 열고 나가자 깜짝 놀라 뛰어온 혜정이 일행들에게 묻는다.
"아 친구분 정한 씨였던 가요? 왜 가시는 거예요?"
K가 또 되지도 않는 농을 친다.
"내가 뭐랬어요 제 똘기 있다니깐 사장님이 서비스 안주셔서 삐져서 갔잖아요"
"네 무슨..."
"하하하 야 이 고만해라 사장님 우실라 한다"
정한이 한참을 지나서 조그만 조각 케이크를 들고 들어온다.
혜정은 정한이 가져온 케익이 작은 조각케 이어도 그것이 자기에게 주려고 가져온 것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신통방통한 점괘가 이루어지는 거 같아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 케익이 근처 파는 게 이것밖에 없는데 생일이라고 하셔서 제가 대표로 사 왔습니다. 자 여기..."
케이크와 초를 테이블에 놓는다.
초를 세어 보니 큰 거만 5개다 거기다 작은 초를 5개 들고 왔다.
" 제가 사장님 나이를 몰라 넉넉히 가져왔습니다."
혜정은 순간 인상이 굳었다가 큰 거 하나랑 작은 거는 안 가져 와도 됐는데 하면서 씁쓸해한다.
" 야 네가 이러니 여태 장가를 못 갔지 환갑으로 보이셔도 서른 개만 들고 와야지 그런 센스도 없냐? "
보다 못한 K가 한 소리를 한다.
"얘가 워낙 준비성은 많은데 좀 센스가 없습니다. ㅎㅎ"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정환의 고지식한 면이 혜정은 다 좋아 보인다.
어설픈 케익에 생일 초를 붙이고 생일축하노래를 부르는둥 마는 둥 혜정이 초를 끄는 순간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 엘이디 등 킁 하나 나간 거 갈아 킁 드리려 왔는데 킁킁 손님이 계시네요."
옆집 인테리어 사장의 깜짝 등장에 혜정은 놀래서 일어난다.
" 아 그거 천천히 해주셔도 되는데... 없어도 될 거 같기도 하구여..."
"그래도 킁 이게 킁 해드려야 제가 킁 맘이 편해서요. 킁 근데 킁 오늘 사장님 생일이셨네요 킁킁 저는 몰랐네요"
당연히 모르지 내가 언제 얘기한 적도 없는데 남 생일은 왜 신경 쓰는지 분위기 흩트려 놓은 인테리어 사장의 출현이 짜증이 난다.
" 아 네 그건 신경 안 쓰셔도 되고요 오늘은 좀 그래서 다음에 오세요"
밀치듯 인테리어 사장을 문 밖으로 내보낸 후 다시 자리로 온 혜정에게 K가 또 씰데 없는 소리를 한다.
" 사장님 지인이신가요 그냥 같이 한잔 하시라고 하지 져 뭐"
"아니거든요 그냥 일 때문에 오신 거라 됐어요"
오나가나 저 K는 도움이 안 된다.
"생일 이심 혼자 이렇게 나오실게 아니라 친구도 오고 좀 같이 그러시지 저번주에 있던 친구분인지 직원인가 그분은 오늘은 안보이시네요?"
K의 질문에 혜정은 더 짜증이 났다.
" 아 걔는 아는 동생인데 그날만 잠깐 도와주러 나온 거예요. 저 혼자 일 해요."
"아 그런 거구나 정한이가 궁금해하길래 제가 대신 물어본 거예요."
'뭐 정한이 물어본 거라고? ' 청천벽력 같은 K의 말에 혜정은 정한을 쳐다보았다.
정한은 얼굴이 벌게지며 손사래를 친다.
"미친 지가 궁금했으면서 왜 나를 파니?"
그럼 그렇지 혜정은 안심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낮시간이 점점 흘러 저녁이 되어 가도 아재들 일행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혜정은 기회를 보아 정환에게 따로 말을 붙여보든지 슬쩍 연락처라도 전해주려 기횔 보지만 저놈의 K는 한 소릴 또 하고 하나마나한 부동산 얘기 주식얘길 하고 있다.
할 얘기 더 없을 거 같은데 고장 난 라디오처럼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친구들은 물주라서 대우를 해주는지 K의 수다 삼매경에 같이 추임새를 넣거나 재밌다는 듯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하다 하다 할 얘기가 없는지 고등학교 중학교 시절 이러쿵저러쿵 이야길 떠들고 있다.
" 야 옛날에 진수랑 나랑 뒤에서 음담패설이나 이상한 농담도 잘했는데 다 어디서 들었던 건지 지금은 들음 뭐가 그리 웃기다고 낄낄거렸는지.."
"방글라데시 비밀경찰 얘기 기억나냐?"
"이 새끼 이거 언제 적 쌍팔년도 개그를 이야기하냐 다 알아 하지 마하지 마!"
" 어 그래 그럼 세계 똥 예술 작품대회 얘기는 아냐?"
"뭐 그런 얘기가 있었나?"
" 모르지? 그럴 꺼억~ 아랐다."
"아 드러, 얘는 어케 깔끔한 구석이 없냐 트림하구 똥얘기 하고..."
"비싼 술 먹고 아 비위 상해..."
" 아 졸라 미안하다. 일단 들어봐 어떻게 그 재밌는 얘길 내가 안 해줬지?"
혜정을 보고 K는 동조를 구한다.
" 사장님도 듣고 싶다고 그러잖아 귀가 쫑긋 올라간 거 안 보이냐? 그렇져?"
"이 인간이 쪽박귀에 올라 붙어 콤플렉스인데 얻다 대고..."
" 아 네 전..."
혜정이 됐다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K가 이야길 시작한다.
" 세계 똥 예술작품대회가 열렸어. 따른 재료는 안되고 오로지 인간의 응가를 이용하여서 예술작품을 열리는 대회지.
전 세계 엄청난 똥쟁이들이 모여서 치열한 경쟁을 한 끝에 본선에 세 명이 올라왔지.
첫 번째 사람이 나왔어
빼빼해서 별 재주가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커튼 뒤로 들어갔지 흡 휴 흡 휴 규칙적인 박자가 한참 울리더니 조용해졌어
작품이 뭐가 나왔나 커튼을 제치니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함성과 박수가 나왔지
비엔나 소시지를 2미터나 뽑은 거야.
사회자 놀라서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드신 거냐고 물었지
그는 담담히 아침저녁 하루 2번 10년 동안 화장실에서 끊어질 듯 이어지게 싸는 연습을 했다고 했지.
곧이어 이번에 두 번째 사람은 엉덩이가 엄청 크고 튼실한 사람이었어. 그도 커튼 뒤로 들어가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지. 음 부르르 헉 이상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끝났습니다. 소리와 함께 커튼을 제치자 커다란 공모양과 육각면체 그리고 삼각뿔 모양의 덩어리 세 개가 나왔지.
관객들은 우와 하며 함성과 박수들 보냈지 첫 번째 남자보다 더 큰 함성이었지
역시 사회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비결을 물었지
두 번째 남자는 항문으로 노래연습을 하며 출구의 모양을 단련하였다고 했지. 사람들은 다시 박수를 치며 그를 응원했지.
마지막 세 번째 남자가 나왔어 별 특이한 점도 없이 평범한 남자였어
이 사람도 커튼 뒤로 들어갔지만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했어
사회자는 다 끝날시간이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커튼을 제첬지
순간 모든 사람들이 정적에 휩싸였어 어떤 사람은 너무 놀라 기절을 했지.
놀랍게도 세 번째 남자가 만든 것은 마징가 제트였어 문방구 파는 장난감크기에 정밀하고 섬세한 작품이었지.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엄청난 박수와 환호를 끝없이 보냈지.
사회자가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남자에게 물었어 이런 작품을 과연 어떻게 만드셨나요?
세 번째 남자가 얘길 했지.
"네 손으로 만들었는데요."
이야기 끝나고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한참만의 정적을 깬 것은 진수와 정환이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말은 그렇게 하고 담배와 라이터를 챙기고 둘이 나갔다.
" 왜 다들 재미없냐? 웃긴데 참지 마라 집에 가서 실실 웃다가 마누라한테 혼나지 말고....
혜정은 정말 똥이 된 기분이었다. 그래 생일날, 정인을 만나고 로맨스가 시작되어야 할 그런 역사가 시작되어야 할 날에 k로 인해 무언가 표현하기 힘든 매듭이 꼬여가는 느낌이었다.
'꼭 전남편만큼 나온 배를 한대 칠까... 왜 배불뚝이들은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그냥 업이련가 죄 많은 내 인생...'
불편 불쾌한 기분에서 번뜩 정신이 들었다. 지금이 바로 정한이 나가고 들어 오기 전에 잠깐 밖에서 따로 볼 기회는 지금인 듯싶었다.
" 저도 잠깐 화장실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