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빨래
빨고 나서도 건지고 말리고 다시 개고 다친 마음은 손이 많이간다.
by
승환
Mar 20. 2023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
밖에서 묻어온 감정들을 벗어서
툭툭 털지 못하고 그냥 벗어서 두었다.
언젠가 다시 입고 세상 밖으로 나갈 때
그때,
널브러진 감정들을
다시 주워 입을라치면
쾌쾌한 고린내가 내 냄새인 줄 모르고
흠칫 놀란다.
살다가 한 마흔 즘에 한 번 빨아야 했을걸
바람 불고 볕이 좋은 옥상에 올라 앞뒤로 널어야 했을 걸
해지고 꼬깃한 마음을
이제 한참을 지나 빨래를 한다.
빨래가 되어버린 마음은
혼자서는 빨리지 않는다.
세탁기문을 열고 세제를 넣는다.
이제 그 안으로 들어가
구겨진 나는
또 버튼을 눌러줄
누군가를 기다린다.
keyword
빨래
마음
14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승환
살아가는 것은 살다 말다 못하는데 쓰는건 쓰다 말다 하게되네요 사는동안 사는 것처럼 쓰고싶습니다
구독자
187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작가의 이전글
꽃 이름을 알아 무엇하랴
세계 시의 날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