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 드러나는 유럽연합의 한계

#유럽, #외교, #안보

by 케이엘

유럽연합(EU)은 단일 경제권과 공동의 정책을 지향하고 있지만, 외교·안보 등 위기 순간에는 회원국 사이의 입장차로 인해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내리기 어려운 측면이 자주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자지구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NATO와의 연계된 안보 위기의 논의에서 이러한 특징이 다시 한번 부각되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인도적 위기와 관련하여,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EU와 이스라엘 간 무역을 제한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하였습니다. 이 조치는 스페인, 유럽 의회의 진보 세력 등 연합 내 특정 회원국과 정치 진영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바 있으며, 최근 무역액이 426억 유로에 달할 정도로 깊은 경제적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상징적 의미와 실질적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제안 역시 집행위원장 개인의 의지로 즉각 실현되지 않으며, 회원국 전체의 승인 등 복수의 절차와 내부 합의가 필요한 구조적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각 회원국의 국가이익, 역사적 경험 차이에 따라 의견이 분분해지는 과정에서 결정 속도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아울러 스페인 정부는 이스라엘로 무기를 반출하는 항공기와 선박의 자국 영토 통과 제한을 모색했으나, 미국 등 주요 파트너국의 우려와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스페인의 결정을 이스라엘에 등을 돌린 것으로 규정하며, 시기상 이행의 적절성이나 동맹 내 입장 불일치에 대한 경계심을 표시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EU가 외교와 군사 분야에서 일관된 대응을 조직화하려 해도, 회원국 및 주요 우방 간 이해관계 상충이 갈등의 원천이 됨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러시아 무인기의 폴란드 영공 침해 및 격추 사태로 인해 유럽 및 NATO 동맹국 사이의 위기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폴란드는 즉각 NATO 집단 방위조약 4조 발동을 요청하였지만, 집단 방위 원칙(5조) 적용 여부를 놓고 회원국들 간 결집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동부 회원국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큰 경각심을 갖고 있지만,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서부 회원국에서는 거리에 따른 긴박함이 덜한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결정의 속도와 대응 수위에 대한 온도차가 발생하고, EU·NATO 전반의 전략적 대응에도 제약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EU는 경제적 통합에 비해 외교·안보 현안에서는 회원국 간 의견 차로 인해 단일한 목소리와 신속한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가자지구 사태나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드러난 논의와 입장 차, 그리고 외부 파트너와의 관련 마찰은 EU가 위기 시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제도적·정치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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