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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즐 Feb 05. 2022

언제까지 열심히 살아야 할까?

특목고, 수능, 취업, 전문직, 정년

  중학생 때 나는 특목고 입시학원을 다녔다.

  학원은 매일 밤 10시에 마쳤다.

  학원을 마치고 나는 사설 독서실에 갔다.

  사설 독서실에서 밤 1시까지 있었다.

  졸려도 집중되지 않아도 앉아있었다.

  그렇게 중2~중3 시절을 보냈다.


  나는 경기도의 한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외고에서의 야간자율학습은 밤 11시 40분에 끝났다.

  외고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 우리 도시 내 일반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전학 간 고등학교에서 야자는 밤 10시에 마무리 되었다.

  야자를 마치고 나는 중학생 때 갔던 사설 독서실에 갔다.

  사설 독서실에서 밤 1시까지 있었다.

  졸려도 집중되지 않아도 앉아있었다.

  그렇게 고2~고3 시절을 보냈다.


  원하는 수능 성적이 나오지 않아 나는 재수학원에 진학했다.

  재수학원에서의 야간자율학습은 밤 10시에 끝났다.

  자취방 근처에는 독서실도 없었고, 방에서 집중을 하려고 보니 졸음이 쏟아졌다.

  학원을 마치고 나는 자취방 근처 지하철역 내 의자에 앉았다.

  밤 10시 30분 서울 4호선 수유역의 불빛은 밝았고 소음도 적당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지하철 소리,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속에서

  밤 11시 40분 쯤까지 암기 위주로 영단어, 사회탐구, 제2외국어를 공부했다.

  그렇게 20살 시절을 보냈다.


  이후 나는 서울의 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교에 오자마자 나는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취업을 위한 대외활동, 스펙, 노오오력을 외치고 있었다.

  나는 전공수업, 교양수업들을 수강했고, 동아리,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등을 했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번아웃이 왔다.

  그렇게 밤낮없는 1, 2학년 시절을 보냈다.


  군대 전역 이후, 나는 학점을 주로 챙겼다.

  나는 모든 전공 수업들을 예습+복습+노트정리+문제풀이 네 단계 공부를 했다.

  매일 학교 도서실 폐관 시간에 자취방으로 돌아갔다.

  알바를 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주말마다 야간 알바를 했다.

  피로가 누적되어 몸이 망가지는 게 느껴졌다.

  어느 하루는 응급실에 실려갔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번아웃이 왔다.

  그렇게 밤낮없는 3, 4학년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 졸업이 다가왔다.

  면접 보러 간 회사들의 면접관님들께서는 '열심히', '노력'을 강조하셨다.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은 'n년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직을 가지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주변 친구들은 퇴근 이후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며 이직을 꿈꾸고 있다.


  언제까지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일까?

  언제까지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안정적 직장으로 이직할 때까지?

  재테크에 성공해 일확천금을 얻을 때까지?

  정년 퇴직할 때까지?

  죽을 때까지?


- 주말 저녁, 도서관에서 자기계발을 하다가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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