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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즐 Apr 26. 2022

"사람은 어차피 혼자다"라는 말

  사람들은 종종 인간관계에 상처나 스트레스를 받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고 "사람은 어차피 혼자야"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학부생 3학년이었던 2019년에 나는 너무 바쁘게 지냈다. 평일에는 18학점•대외활동•공모전을 하고, 주말에는 편의점 야간알바를 하며 쉴틈 없이 살았다. 그래서 그때 되게 사람이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이게 되었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대를 받아주는 여유보다는 바로 칼같이 멀리했다.


  당시 나도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받고, 나에게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나은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면서 "사람은 어차피 혼자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어야 하고, 오롯이 잘 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빠죽겠고 할일 많아 죽겠는데 도움 안되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2019년 2학기에 철학 수업을 들었다. 정의를 고찰하는 윤리학 수업이었다. 너무너무너무 재밌었다. 일상에 스트레스 너무 받으며 살았지만, 그 철학 수업은 나도 모르게 3시간 모두 집중을 했고 너무나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교수님께서는 "사람은 어차피 혼자다"라는 말은 어쩌면 잘못된 말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이미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순간부터 관계적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이 말을 듣고 오,,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렇다. 맞다.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관계적으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없었으면 나라는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으면 나라는 존재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존재는 관계적일 수 밖에 없어 보였다.


  나는 이 뒤로 "사람은 어차피 혼자다"라는 명제를 딱히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말은 대체로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받고 손절치며 하는 말로 들렸다. 나 또한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더 좋은 친구들은 멀리하는 편이다. 하지만 대체로 누구나 완벽히 잘 맞는 사람도 없는데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관계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의 존재는 관계에서 비롯된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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