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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혼 법제화 찬성 비율 하락...?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by 배즐

한국갤럽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다. 이번에 <동성애 관련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받았다. 궁금해서 바로 읽어봤다.


...???? 2023년 조사 당시 동성혼 법제화 찬성 여론이 40%였으나 2025년 조사 결과 6%p 하락한 34%로 나타났다. 2014~2017년 조사 때와 비슷한 수치였다.


좀 놀랍긴 했다. 현재 건강보험 피부양자에 동성배우자를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숱하게 많은 게이 유튜버들이 유튜브를 점령했다. 홍석천의 보석함(거의 안봐봄...)은 또 뭐고 BL도 범람하고(개인적으론 좀 꺼림직함..) 그래서 찬성 여론이 오히려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하긴 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역시 포스트 조선시대 super conservative의 나라 한국다운 결과였다.



궁금해서 (처음으로) 동성혼 관련 여론조사 세부내용을 살펴봤다. 동성애가 사랑의 한 형태라고 인식한 비율은 매번 50%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처음으로 50% 미만이 되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게 뭘까?

한국 사회가 점점 더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걸까?

성소수자 인권, 장애인 인권, 여성 인권 등 소위 말하는 인권 어젠다는 더욱 사회적으로 불편한 존재가 된 걸까?

나와 나의 가족만 잘 챙기면 된다는 각자도생의 사회가 된 걸까?


작년에 대만 여행갔을 때 매일 게이클럽/게이바에 가서 대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30~40대 분들께 결혼했는지 여쭤봤다. (지금 보면 좀 실례를 저지른 것 같다. 우리나라도 30~40대에게 결혼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다소 실례인데...) 많이들 미혼이셨다.


대만 분들을 보며, 내가 솔로일 때 동성혼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왜냐하면 나만 더 외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연애할 때 법제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장난스레)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심지어 올해 2025년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동성 배우자'를 등록가능하게끔 시스템도 바뀌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왜 더 퀴어프렌들리 하지 못한 걸까?

게이유튜버, BL이 오히려 기성세대 및 중도 보수층에 더 반감을 만들었나?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되면서 인권적으로도 더욱 양극화 되고, 우리 편은 점점 소수가 되어가나?


한국 사회에 별로 바라는 바도 없다만, 좀 놀라운 결과였다.



[참고자료]

한겨레, 인구총조사에 ‘동성 배우자’ 등록 가능…성소수자단체 “역사적 결정”, 2025.10.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24787.html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37호(2025년 10월 3주) - 지방선거 결과 기대, 원자력발전, 동성결혼 법제화, 동성애 관련 인식 #원전, 2025.10.16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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