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만 May 14. 2021

용문산에서 농다치고개까지

용문산 하면 우리는 용문사의 그 은행나무가 생각이 난다

용문역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용문사 입구에 도작한 후 용문산을 오르는 것을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용문산은 크다. 용문산에 있는 주요 봉의 이름을 보면 가섭봉,  장군봉, 백운봉, 용문봉 등이 있다. 정상은 가섭봉이다.

양평에서 가장 가까운 봉은 백운봉이다. 백운봉을 거쳐서 가섭봉까지 가보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혹, 용문사 입장료가 아까운 사람은 이렇게 가도 된다. 산도 즐기고 체력도 다지고 입장료도 내지 않아 현찰도 챙기고 일거삼득이다. 하지만, 등산시간은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그리고 가섭봉에서 용문사까지 내려올 때 가파름을 극복하고 즐겨야 한다. 나는 가섭봉에서 용문사로 내려오는 그 코스가 싫고 한강기맥을 연결하여야 해서 가섭봉에서 유명산 방향으로 걸었다. 용문사로 몇 번 내려와서 이제 그 길 보다 다른 길을 가고픈 생각이다.


양평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걸어서 백운봉을 갔다가 오는 경우 그 등산로는 너무 좋다. 혹 트래킹 구간을 걷고 싶다면 휴양림까지 갔다 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백운봉을 가려면 양평에서 택시를 타고 산 입구까지 가야 하나 그럴 필요가 없다. 양평을 가로지르는데 10여 분만 소요하면 백운봉 가는 등산로를 만날 수 있다. 양평 하니 우리 집에 둘째가 5호선의 양평을 얘기한다. 아니다. 중앙선을 타고 가야 한다. 경기도 양평군의 군청 소재지가 양평읍이며 이역에 가는 것이다. 청량리에서 무궁화 이상의 기차를 타도 대부분의 기차가 양평역에 정차한다. 비용이 약간 추가되지만 전철보다 30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양평역에 내리면 남쪽과 북쪽이 있는데 남쪽으로 나오면 택시나 버스를 탈 수 있고 북쪽으로 나오면 양평읍내로 들어간다. 백운봉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를 따라가면 된다. 백운봉을 갈 때 예전에 이를 알지 못하여 택시를 타고 세수골까지 간 기억이 있다. 세수골은 휴양림이 있는 곳이다. 이곳까지 걸어서 가는 것이다. 이곳까지 트래킹 구간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구경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고 걸으면 된다. 1시간 30분 정도 휴양림을 바로 앞에 두고 살짝 오르막이 있을 뿐이다.

휴양림을 가로질러 등산로에 접어들면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계곡을 따라가지 않고 바로 앞에 보이는 두리봉으로 올라가서 백운봉을 가도 되지만 가섭봉을 거쳐서 유명산까지 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계곡을 따라 백운봉으로 간다. 그렇게 길지 않은 계곡에 물이 넘쳐난다. 가섭봉 쪽은 돌산이지만 백운봉 쪽은 흙산이다. 일명 육산이라고 한다. 혹,  백운봉까지 갔다 올 예정이라면 두리봉을 올라 능선길을 따라 백운봉을 가는 것도 똑같은 길을 왕복하지 않는 즐거움이 있다.


산행을 하면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오는 것과 한 바퀴 도는 것 그리고 산을 넘어서 가는 것이 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산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는 길과 오는 길이 같지만 정방향과 반대방향의 풍경이 다르지만 같은 풍경으로 생각해서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오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한 바퀴 도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거리가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서 그곳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집으로 간다.


이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기 전 백운봉 풍욕장이 있다. 오르막이다. 백년약수터에서 한숨을 들이키고 다시 오른다. 능선까지는 계곡에서 오르는 것인 만큼 힘들다. 그래세 대부분 백년약수터에서 쉰다. 요즈음은 백년약수터도 사용을 중지하였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의 가파름에 갈증을 해소하였다. 처음의 가파름이 어려운 것은 몸이 산길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는데 가파름이 나타나기 때문에 힘든 것이다. 우리 몸이 12월 1월의 추위에는 어느 정도 견디는데 10윌 11월 추위에는 더 춥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삶에 있어서 누군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했는데 아플 준비도 되어 있지 않는 청춘에게 아픔을 주면 그것은 좌절하게 만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대 간에 느끼는 감정이 차이가 있는데 지금의 4-50대가 느끼는 청춘의 아픔과 2-30대가 느끼는 청춘의 아픔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다시 오른다. 능선이다. 저만치 우뚝 솟은 백운봉이 보인다. 백운봉 바로 앞까지 쉽게 간다. 삶에 있어서 대학을 바로 앞에 두고 고등학교 시험을 합격하고 좀 쉬어간 기분이라고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백운봉이라는 거대한 봉을 바로 앞에 두고 고민을 하게 한다. 우회하여 가섭봉으로 갈 것인지  백운봉을 오른 후 가섭봉으로 갈 것인지 고민하게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것이다. 우회를 하여 쉽게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라고 하였는데 이곳에서 흙수저는 우회를 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경험하게 되고 이것을 우회한 사람을 금수저라고 한다.

백운봉은 가파르다. 철계단도 있고 데크도 있다. 돌아보면 멀리 보인다. 가섭봉이 보인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구간이다. 중간중간에 암릉도 보이고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다. 백운봉은 한국의 마테호른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만큼 우뚝 솟아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예봉산, 검단산 등을 등산하다가 용문산 쪽을 바라보면 삼각형 봉이 보인다. 이것이 백운봉이다.


가파르게 올라왔으니 다시 가파르게 내려간다. 겨울에 이 길을 걸었을 때 길이 잘 보이지 않았고 눈이 능선에 쌓여서 등산화 속에 들어가서 신발이 다 젖은 기억이 있다. 이 구간을 걷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백운봉까지 올라왔다가 하산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가섭봉까지 가는 사람은 드물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처음으로 백운봉 우회로를 만나고 이곳에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계속 가는 사람도 있다.

사나사계곡을 내려가는 갈림길도 만나고 사나사계곡으로 여름철 피서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이 계곡이 수량이 풍부하여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사나나는 이름이 특이하다. 사나사는 923년(신라 경명왕 7) 대경이 제자 융문에게 창건하도록 한 사찰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한적하고 원증국사탑(경기유형문화재 72)과 원증국사석종비(경기유형문화재 73), 삼층석탑(경기문화재자료 21) 등 고려시대 유적이 많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걷는다. 장군봉을 가기 전에 여우봉을 지난다.

여우봉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친구들 둘이서 나만 빼고 이 길을 걸었는데 여우를 만났다고 해서 나를 놀렸다.


"여우봉에서 여우를 만났는데 여우가 오렌지를 주면 안 주면 잡아먹는다고 해서 오렌지를 주었다고 한다."

"아 그 여우 하고"


나는 옛날 형광등인 것 같다. 요즈음 형광등은 그렇게 시차를 두지 않는데 예전의 형광등은 시차가 있었다.


장군봉이다.

장군봉 아래에 상원사가 있다. 여기에서 내려가도 가파르다. 예전에는 이곳에 정상석이 이곳에 있지 않고 상원사 내려가는 방향에 있었다. 요즈음은 그래도 정상이라는 곳에 있다.

이제 가섭봉을 간다. 가섭봉 정상은 공군부대를 차지하고 있어서 가볼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정상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있다.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를 기준으로 유명산을 가기 위하여 다시 돌아와야 한다.

1km 정도를 우회를 했다가 다시 돌아온다. 가섭봉을 오를 때 데크는 가파르다. 그래도 이제 정상이어서 안심이 될 뿐이다.

이제부터는 한강기맥이다. 용문산 정상을 기점으로 대부산, 유명산을 거쳐 중미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농다치고개까지 간다, 정상을 내려와 대부산 유명산을 가면서 우리네 산들이 신음하는 것을 보았다.


길은 좋다. 기본적으로 용문사까지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데 이 길은 가파르지 않다. 다만, 대중교통으로 멀어질 뿐이다. 배너미고개를 지날 때 길을 쳐다본다. 배너미고개까지는 그래도 내리막이 좀 있다고 해야 될 것이다. 하지만,  돌산이 아닌 육산의 내리막은 그래도 무릎이 덜 괴로워한다.


이제 대부산 근처로 간다.

대부산은 유명산에서 남으로 남한강 쪽으로 뻗어가는 능선상의 봉우리이다. 위치상으로 보아 남쪽의 경관 이 아주 좋을 위치인데 정상 일대엔 숲이 많아 조망이 좋지 않다. 숲 사이로 유명산 쪽은 그대로 잘 보이는 편이었다.


대부산 근처로 가는데 일명 사발이가 임도를 따라 움직여 길을 황폐화시켰다.

특히, 해동기에도 사발이가 다니니 오로 막 구간은 오르면서 흙을 다 파헤쳐 놓아 사람들이 다닐 길이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대부산은 패스다 힘들다.


큰 개를 만났다.


개가 따라오고 있어서 먹을 것을 주어 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은 시큰둥하다. 유명산 인근에 사람들이 있고 오르막이 있는데 이 녀석이 그 사람들 중 한 명에게로 간다. 주인이 있는 개였던 것 같다. 백 패킹하고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유명산~대부산은 정상부에 펼쳐진 넓은 고원지대로 유명하다. 조선시대에는 말을 방목했고, 20년 전에는 고랭지 채소밭이었다가 지금은 온통 억새밭으로 뒤덮여 있다. 유명산 주능선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기도 하다. 가을이면, 산 위에는 활짝 피어나는 억새밭이, 기슭에는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무채색과 천연색의 향연을 벌인다고 한다.


유명산을 오른다. 특별한 의미가 없다.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이곳에서 용문산을 다시 돌아본다.

유명산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과 가평군 설악면 사이에 있는 산. 높이 862m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이름은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를 하던 중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산을 발견하고 산악회 대원 중 진유명이라는 여성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유명산에서 바로 아래로 내려가면 유명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다. 광역버스가 있다.


유명산까지 갔던 길을 돌아 소구미산으로 간다.

소구니산(800m)은 양평군 옥천면과 가평군 설악면의 경계를 이루는 유명산(864m)과 중미산 (834m)의 한가운데에 솟아있는 산이다. 유명산 서쪽, 같은 능선상에 위치한 소구니산은 유명산과는 달리 바위가 어울린 산으로 유명산에 가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유명산과 연결해서 많이 찾는 곳이다.


소구미산이 이렇게 힘들었던 것일까 생각해본다. 오르고 내리면서 산은 힘들게 오르면 정상이 있고 인생도 힘들게 오르면 정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다반사이고 산의 정상에서 희열을 느낄 때도 있지만 실망할 때도 많고 산을 오르면서 그 산의 맛을 느끼는 것처럼 인생도 오르면서 그 참맛을 느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 같다.


소구미산을 내려오면 농다치고개이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택시를 부른다. 택시는 양평읍에서 온다.


우리가 농다치고개에서 산행을 마친 것은 힘들기도 하고 대부분 한강기맥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에서 끝을 내고 다음 구간으로 농다치고개에서 두물머리까지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강기맥 보다 양평읍내에서 용문산 정상을 갈 수 있다는 것에 더 방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가 예보된 용문산 급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