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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Jun 21. 2021

양수역에서 청계산을 거쳐 국수역으로

오늘도 산을 찾아 걷는다.

산이 있기에 걷는다.

친구가 앞에 가시는 어르신을 보고 우리도 저 나이에 저렇게 산을 걸어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고 한다. 산을 걸으면 무릎이 견디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보호하고 관리를 하지만 그래도 무릎은 닳아서 언제 가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인공관절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있는데 그것보다 과학이 우리를 구원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우리에게 더 가까울 것이다.


한강기맥을 하면서 청계산에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갈림길에서 우리는 왼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쉽다. 다시 양수역에서 북쪽으로 청계산을 올라 국수역으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한강기맥을 여기에서 끝을 내는 것이 아니지만,  이른 새벽 양수역에 내려 청계산을 간다.


청계산 계곡이 아름다운 산을 말하는 것으로 서울에. 청계산이 있고 경기도 양평에도 잇다.

그리고 반대로 또 걸었다. 3년이 전에 국수역에서 양수역까지 길을 또 걸었다.

한강기맥은 끝은 두물머리다.  두물머리까지는 청계산에서 남쪽으로 돌아 형제봉 부용산 하계산을 거쳐 두물머리까지 갈 것이며 청계산 북쪽으로 돌아 벗고개 진고개를 지나 양수리까지 이동을 하는 것이다.


양수역에 내려 산행안내를 하는 지도를 보고 청계산을 간다. 이른 아침에 산을 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등산객이 거의 없는 호젓한 산을 걷는다. 친구랑 걸으면 이것도 얘기하고 저것도 얘기한다. 지난주 있었던 사무실 얘기도 한다. 우리는 산행을 5년 이상 주말마다 만나서 산행을 했다. 삼남길을 500 km를 같이 걸었다. 그래서 산행을 하거나 걷기를 하면서 그렇게 정겹게 걷기도 하고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남들이 보면 저렇게 의견 일치를 하지 못하면서 5년 이상 산행을 한 것이 이상하다고 한다. 그것이 우정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우리는 걷는다.


우리의 철칙이 있다. 산행을 하고 뒤풀이를 하지 않고 집으로 간다. 아내들이 좋아한다. 술 취한 산객보다는 건강한 산객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내가 술을 못 마셔서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가 3년 전에 다닌 기억으로 갔지만 막혔다. 사실 양수리역에서 내려 우리는 전자지도를 따라가고 있는데 어르신들 두 분이서 자연스럽게 다른 길로 가고 있어서 왜 그럴까 했는데 어르신들은 길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노인의 경험을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를 여기서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은 세상의 기기를 활용하여 세상을 다아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세상의 지혜는 다양하다. 경험이 필요한 것은 경험을 이용하고 세상의 다양한 지식을 활용하여야 하는 경우 그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알바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알바의 연속이다. 정확히 3년 전의 기억을 갖고서 길을 걸었는데 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길이 바뀐 것이다.


들머리를 찾기 위하여 산의 능선을 올라가 등산로가 있는 능선까지 간 후  등산로 들머리가 있는 곳까지 내려와 본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가고자 하였던 곳에 가본다. 우리가 들어가고자 하였던 곳은 완전히 폐쇄되어 있다. 그리고 들머리가 완전히 달라져 있다. 이제 양수리역에서 내려서 청계산을 가고자 하는 경우, 즉, 북쪽으로 가고자 할 경우에는 양수리역에서 나오자마자 길을 따라 직선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학교 뒤로 가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등산로는 없어졌고 학교 뒤의 경우에도 1km 이상을 걸어 사찰 근처까지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 양수리에서 갑산공원까지는 평탄하게 갈 뿐이다. 갑산공원 근처에서 어르신이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여기까지는 걸어 다닐 수 있어하신다. 그런 만큼 등산로가 가파르지도 않고 평탄하게 되어있다. 길을 건널 때 생태통로를 지나가야 한다. 괜히 도로까지 내려가면 힘만들다고 할 수 있다.


등산로를 찾기 위하여 올랐던 능선에서 정상 등산로에 들어선 후 바라본 양수대교의 모습과 예봉산 모습이 경치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보는 전망이 갑산공원 근처를 가기 전까지 볼 수 있는 유일한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갑산공원 근처에서 갑자기 치솟는 봉을 생각하였지만, 우선은 갑산공원까지는 그렇게 그렇게 걸는다.

갑산공원 묘원을 지난다. 이곳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걸었다. 하지만,  이곳에 우리에게 알려져 있던 연예인이 묻혀있고 그를 기념하는 조형물도 있었다.

묻혀있는 자는 우리들에게도 잊히지만 가족과 팬들에게 가슴에 묻혀있을 것이다. 팬은 아니었지만 출연하였던 작품들을 헤아려보았다.


갑산공원을 지나자마자 봉우리가 가파르다. 내려갈 때도 지그재그로 내려온 기억이 있는데 여름날 더위가 있어서 그런지 땀이 비 오듯 한다. 봉우리 정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나무들이 경비를 하고 있고 햇빛은 나뭇잎들이 차단하며 '산 위에서 부는 바람 고마운 바람이 저절로 생각이 난다' 나무꾼보다 산객들에게 고마운 바람이 된 것이다.


갑산공원을 지나 봉우리를 오르고 나면 여름날 등산로는 정글을 지나는 것 같다. 숲 속에서 나무들이나 풀들이 더 이상의 산행객들의 이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등산로에 팔을 펴고 있다. 친구가 더위에 지쳐 7부 바지를 만들었다가 원상 복구시킨다. 이 구간은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 이용하는 것이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여름날 긴 구간을 이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갑산공원까지 왔다 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름 산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산바람을 즐긴다. 그 산바람이 즐거울 뿐이다.


갑산공원에서부터 청계산에 도착하기 전까지 구간은 전형적인 정맥이나 대간 구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감흥은 없다. 안부를 지나 또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고 한다. 봉우리를 오를 때 힘들고 내려올 때 편안하다. 기맥이나 정맥의 특성상 오르내림이 있고 볼거리가 많으면 감지덕지라고 해야 될 것이다. 고개에 내려서면 또 올라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들 삶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을 대간, 정맥,  기맥 종주에서 느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벗고개를 지난다 벗고개를 내려갈 때는 그렇게 힘들다고 느끼지 못하였는데 다시 올라가 보니 너무 힘들다. 벗고개를 지나면서 자전거를 타고 고개를 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들이나 우리들은 비슷하게 미쳤다고 이야기한다. 저들은 더운 여름날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몸으로 느끼면서 자전거를 타고' 우리들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고 고개를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다' 그래도 우리는 시원한 나무터널이 있어서 조금 더 좋다고 위안을 한다. 벗고개는 생태통로가 되어 있어 도로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도로까지 내려갔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힘든 구간이었나 아니 여름이라 그래 스스로에게 답을 한다.

벗고개를 지나고 오르막 또 내리막이다.


지난번 이곳을 지날 때는 잔설이 있었는데 오늘은 더운 여름이다. 잔설이 있을 때는 눈과 겨우내 얼었던 산이 녹으면서 등산로는 진흙탕이 되고 등산로는 엉망이 되며 언덕이나 산을 내려가는 길은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신발은 진흙으로 목욕을 하고 바짓가랑이는 진흙을 친구 삼는다. 해마디 이때는 돌산으로 간다.


청계산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가파르게 오르고 또 오른다. 이렇게 힘들었나 싶다. 그래도 걷는다.  오른 순간 12km를 걸었는데, 아무도 없다. 햇빛이 정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정상 바로 옆에 있는 매점에서 노랫소리가 들릴 뿐이다. 더위에 지친 우리들은 그곳이 우리의 샘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번 올라왔을 때 국수역에서 양수리까지 가는 구간에서 첫 번째로 올라왔을 때 생각이 난다.

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어떻게 될까? 벌레는 생을 먼저 마치는 것이다. 새벽을 달린 우리는 다른 사람이 없어 셀카로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 청계산 정상에 도착하니 안개만 자욱하고 사람은 없다. 주말에 산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시는 아저씨가 와 있다. 이분은 새가 되었고 우리는 벌레가 되었다.

이번에는 더운 여름날 오아시스처럼 배낭에 든 모든 것이 사라질 때쯤 만난 것이다. 오아시스는 사막에서 여행객들이 거의 대부분 많은 것이 없어질 때쯤 만나는 것이다. 우리들도 그렇게 만난 것이다.


형제봉에 도착한다. 형제봉은 멀리서 보면 봉이 두 개 보인다. 그래서 형제봉이다. 형제봉에서 부용산. 방향으로 가거나 정상으로 방향은 잡거나 하면 된다. 한강기맥을 할 때 청계산에서 남쪽 방향으로 갈 경우 이곳에서 부용산으로 이동을 하여야 한다.

청계산 정상에서 형제봉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른 아침에 올라왔을 때나 오후 늦게 도착하였을 때나 형제봉 정상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도 매점은 있다. 산객들을 위하여 이곳에서 먹을 것을 판다.


친구가 부산 장산 이야기를 한다.

"장산을 올라가는데 중간쯤에 파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1,000원이야 그래도 사람들은 사 먹어 그런데 정상에서도 1,000원이야 사람들은 중간쯤에 파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1,000원이면 이곳은 1,500원이나 그 이상이어야 하는데 1,000원이어서 싸다고 느끼고 2개씩 사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사실 등산객들이 목마르고 할 때 파는 가격이 어느 선이 적정선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은 그것을 이용해서 메뚜기 한철 장사를 하는 것이다. 주중에는 공치고 주말에는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비 오면 장사가 안 되는 것이다.


형제봉 정상에 쉼터에 앉아 돌아보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모형이지만 나뭇가지 위에 올라있는 고양이가 재미있다.

이제는 완벽한 하산길이다.

내려오다가 봉우리를 올라 능선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우회할 것인지 고민을 하여야 한다. 우리는 봉우리를 올라 능선길을 가보았다. 실패였다. 그리고 이것도 알바다.


능선길을 이용하면 최근에 산림청에서 조망을 위하여 벌채를 해 놓았다. 이제 장마인데 걱정이다. 산사태가 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산산태 때문에 책임질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전국의 산들이 조망을 위하여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양평의 백운봉도 보이고 청계산의 형제봉도 보인다.

형제봉까지 가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 모두가 거리는 3.8km이다. 국수역에서 양수리까지 갔으면 되었지 또 그것을 걸어보냐고 이야기한다. 사실 양수역에 한강기맥으로 가는 길이 북쪽과 남쪽이 있는데 북쪽만 검증을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형제봉을 갈 때에 갈림길에서 능선을 갈 것인지 약수터를 거쳐서 갈 것인지 고민을 하여야 한다.

이제는 거의 끝이다. 왼쪽은 주택가 오른쪽은 산이다. 우리는 이렇게 마구잡이로 개발을 하는 것이다. 개발을 하면서 좀 더 고민을 하여야 할 것 같다. 국수역에서 전원주택단지가 있으며 내려오면서 왼쪽은 주택단지이다.


 그리고 한동안 다시 등산로가 이어지고 또다시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내려와야 한다. 국수역이 보이는 방향으로 하산을 하면 된다.


하산하는 지점에 주차장이 넓게 조성되어 있다. 이곳을 지나서 1km를 가야 국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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